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국정연설에서 억만장자에 대한 증세를 다짐하자 일부 공화당 의원들마저 환영의 박수를 쳤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한 연례 국정연설에서 "내 목표는 대기업과 매우 부유한 사람들이 최종적으로 정당한 몫을 지불하도록 함으로써 연방 적자를 3조 달러(약 3천985조원) 더 줄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억만장자들이 현재 연방정부에 내는 세율이 대다수 미국인보다 훨씬 낮은 8.2%에 불과하다며 이를 최소 25%로 높이겠다고 말했다. 또 현재 15%인 법인세 최저세율을 21%로 인상하겠다고 공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에 공화당 소속인 테드 크루즈(텍사스)·조시 홀리(미주리) 상원의원이 박수로 환영하는 광경이 목격됐다고 미국 매체 뉴스위크가 전했다.
이 두 의원은 2020년 대선 조작설을 주장하는 등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충성파이자 이념적으로 극우 성향으로 분류된다. 전통적으로 세금 인하와 '작은 정부'를 선호해온 우파 진영에 속한 이들이 오히려 바이든 대통령의 증세 연설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다.
지난해 3월 국정연설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최상위 0.01% 억만장자들의 연방정부 세율을 25%로 높여 향후 10년간 4천400억 달러(약 581조원)의 세원을 확보하겠다는 부자 증세 구상을 발표했다.
그러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표적 책사인 스티브 배넌이 이같은 증세 방향을 지지한다고 뉴스위크에 밝혔다.
최근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국가주의적 보수주의가 세계 각국에서 '작은 정부'와 자유시장, 세계화를 내세우는 기존 보수주의를 밀어내고 득세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가주의적 보수주의자들은 자유시장이 엘리트들에 의해 조작되고 있다고 의심하고 국가가 보통 사람들의 구원자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증세 정책이 오는 11월 대선 전에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뉴스위크는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