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경제TV는 올 한 해 국내증시를 결산하고, 내년도 증시 이슈를 미리 점검해 보는 기획 시리즈를 연속 보도합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순서로, 올해 증시 흐름과 투자 성과를 숫자로 하나하나 정리해보겠습니다.
증권부 신재근 기자 나와 있습니다. 신 기자, 올해 코스피와 코스닥 수익률 전 세계 주요국 증시와 비교를 해 봤다고요?
<기자>
올초부터 지난 8일까지 G20 국가의 24개 지수 수익률을 비교해 봤는데요.
올초 이후 코스피는 12.6%, 코스닥은 22.2% 각각 올랐습니다. 24개 지수 중 코스피는 상위 13번째, 코스닥은 6번째로 순위가 높았습니다.
물론 올해 폐장까지 아직 보름가량 남았지만, 지난해 코스피가 꼴찌 수준인 전체 22위를 기록한 걸 감안하면 순위가 9계단 오른 겁니다.
코스닥도 지난해 16위에서 올해 6위로 뛰어올랐습니다.
지수 반등을 이끈 건 코스피는 ‘반도체’, 코스닥은 ‘2차전지’ 때문으로 볼 수 있는데요.
이 기간 삼성전자는 30% 넘게 올랐고, 하이닉스는 70%나 상승했습니다. 인공지능(AI) 수혜 기대감에 올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황이 서서히 나아질 기미를 보이면서 내년 반도체 부문 흑자 전환 가능성을 주가에 미리 반영한 결과로 보입니다.
올해 코스닥시장 상승을 주도한 건 단연 ‘에코프로그룹주’였는데요. 에코프로는 올초 대비 주가가 한때 15배나 급등했고, 에코프로비엠 역시 6배 올랐습니다.
이에 힘입어 코스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유가증권시장을 뛰어넘었고, 지난해와 비교해 30% 넘게 증가했습니다.
<앵커>
개인이 올해 2차전지 종목들을 어마어마하게 사들이지 않았습니까. 반면 수익률은 외국인, 기관에 한참 못 미쳤다고요?
<기자>
개인과 외국인, 기관 각 투자주체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올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 수익률을 비교해 봤는데요.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포스코홀딩스와 LG화학, 포스코퓨처엠 등 2차전지 종목을 주로 담았습니다.
히지만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는데요. 양극재 등 2차전지 원료 사업을 하는 종목 수익률은 양호했지만, 삼성SDI 등 배터리 셀 업체와 화장품주인 LG생활건강 수익률이 부진했기 때문입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이 많이 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은 나란히 평균 30% 가까운 수익률을 올렸는데요. 외국인은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을 통해 높은 수익을 올렸고, 기관 역시 반도체 등으로 수익을 낸 것으로 보입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만 17조 원 이상을 순매수했습니다.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한 금액의 2배에 맞먹는 수치입니다.
코스닥도 마찬가지로 개인이 외국인과 기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개인이 많이 산 종목은 평균 42% 올랐고, 외국인이 많이 산 종목은 평균 135% 상승폭을 나타냈습니다.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에코프로비엠이 200% 넘게 올랐지만, 파두와 스튜디오드래곤, 천보가 각각 두 자릿수 하락율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외국인은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2개 종목만 마이너스를 기록했을 뿐 나머지는 큰 수익을 거뒀습니다.
기관 매수 포트폴리오에 들어간 종목들은 평균 70%가량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앵커>
다시 지수 얘기로 넘어가 보도록 하죠. 올해 지수가 반등하긴 했지만, 매년 G20 국가 내 순위가 중하위권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상위권 도약이 좀처럼 쉽지 않은 이유가 뭡니까?
<기자>
먼저 수출 경기 둔화에 따른 ‘경제성장 정체’에서 찾아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분기별로 보면 올해 우리나라 수출은 매분기 지난해와 비교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한국 수출 비중의 약 30%를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은 15개월 연속으로 역성장 했는데요.
여기에 우리나라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 경기가 부진한 것도 수출 부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에 OECD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G20 국가 평균(3.1%)에 한참 못 미친 1%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전체 상장사 실적도 급감했습니다. 코스피와 코스닥 통틀어 실적 추정이 가능한 전체 306개 상장사의 지난해와 올해 실적을 비교해 보니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15%나 줄었습니다.
증시 경쟁력이 낮아진 이유를 ‘중국 경기 리스크’에서 찾는 시각도 있는데요.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크고,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 구조상 중국 경기가 흔들리면 우리 경제도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는 겁니다.
위안화나 중국 증시가 흔들릴 때마다 국내 증시도 출렁이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때문에 근시안적으로 국내 증시를 부양하는 정책을 쓰기보다 정권을 가리지 않고 시장을 다변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됩니다.
잠시 얘기 들어보시겠습니다.
[김영한 / 성균관대 경제학 교수: 중국 시장 의존도가 정상적인 수준을 넘어섰거든요. 전반적인 우리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 향상과 동시에 우리 원부자재의 조달성 차원에서도 지금과 같은 중국에 대한 기형적 의존 구조를 바꾸는 것도 매우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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