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전세사기 소식이 이어졌던 올해 상반기 동안 임차인들이 제때 돌려받지 못한 보증금 규모가 2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에 따르면 올해 1∼6월 보증사고 금액은 약 1조8천525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한 해에 발생한 전세보증사고 금액이 1조1천726억원이었으니 올해 반년 동안 작년 한 해 보증사고 금액의 약 1.6배 규모 보증사고 금액을 기록한 것이다. 이례적으로 보증사고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증거다.
보증사고 금액은 1월 2천232억원, 2월 2천542억원, 3월 3천199억원, 4월 2천857억원, 5월 3천252억원 등 매월 2천억∼3천억원대를 오가다 지난 6월 한달 4천443억원으로 늘어났다.
보증사고는 세입자가 전세 계약 해지나 종료 후 1개월 안에 전세보증금을 되돌려 받지 못하거나, 전세 계약 기간 중 경매나 공매가 이뤄져 배당 후 전세보증금을 받지 못한 경우다.
상반기 보증사고는 전국에서 8천156건 일어났다. 수도권 7천382건, 비수도권에서 774건 각각 발생했다.
사고 건수가 늘면서 사고율도 훌쩍 뛰었다.
올해 1월 전국 보증 사고율은 5.8%였으나 지난달에는 9.5%로 상승했다. 특히 이 기간 비수도권은 2.5%에서 3.2%로 0.7%포인트 올랐으나, 수도권은 6.8%에서 11.2%로 4.4%포인트나 상승했다. 지난달 기준 수도권은 10건 중 한 건 이상 보증사고가 난다는 의미다.
전세보증금 미반환 피해는 주로 서울에 집중됐다. 서울에서 발생한 보증사고 금액은 지난달 1천381억6천만원으로, 올해 상반기 서울에서만 5천628억원 규모의 보증금을 세입자들이 돌려받지 못했다. 이 기간 서울에서 발생한 보증사고 건수는 2천145건으로 전체의 4분의 1가량을 차지했다.
HUG가 집주인을 대신해 세입자에게 갚아준 전세보증금도 올해 들어 1조원을 넘어섰다. 보증 사고로 인한 전세보증금 대위변제액은 지난달 2천782억원이며, 올해 상반기 1조3천349억원을 기록했고, 대위변제를 받은 가구 수도 지난 3월부터 4개월 연속 1천가구를 웃돌았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자 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들어 6월까지 HUG 보증보험에 가입한 가구는 16만3천222가구, HUG가 발급한 보증보험 금액은 37조848억원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