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미국 금융시장에 지역은행 파산, 연방정부 채무불이행 우려 등 여러 악재가 터지면서 전문가 전망은 부정적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투자자들은 매입을 멈추지 않았고 결국 강세장으로 상반기를 마무리지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상반기 금융시장에서는 '몬스터 랠리'(monster rally·괴물 같은 상승세)가 펼쳐져 모든 우려 섞인 전망을 무색하게 했다고 전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30% 상승하면서 1980년대 이후 최고의 상반기를 구가했고, S&P 500지수는 거의 15% 올랐고, 다우지수만이 2.9% 상승에 그쳤다. 비트코인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를 고소했음에도 80% 이상 급등했다.
미국 국채에서부터 투기등급 채권까지 모든 것을 포괄하는 채권지수 역시 지난해의 역사적인 매도 이후 약간의 상승세를 보였다. 잇단 금리 인상도 기존주택 판매 부진 등 일부 영향을 줬지만 제한적이었고, 경기 확장을 끝내지도 못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28일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올해 1분기에 연율 2%라며 이전 잠정치 1.3%를 크게 넘어섰다고 밝힌 바 있다. 노동시장도 여전히 견고하다.
결과적으로 올해 시장에 참가하지 않은 사람들은 수익을 낼 기회를 놓친 셈이다.
그렇다면 강세장은 하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투자자들은 올해 하반기 전망이 어둡다는 데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침체에 대한 우려가 아직 걷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PGIM 퀀티테이티브 솔루션(PGIM Quantitative Solutions)의 팀장인 스테이시 민츠는 "언제 금리 인상이 끝날지, 언제 경기침체로 들어갈지, 침체는 얼마나 깊을 지 등 아직 아주 많은 물음표가 있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조사에 따르면 많은 펀드매니저들이 포트폴리오에 통상보다 적게 주식을 넣고 있기도 하다. 또한 지금 주목받는 지수 상승은 인공지능(AI) 분야를 비롯한 몇몇 초대형 기술주들이 선도하고 있을 뿐이다.
경제 지표가 대체로 예상보다 양호했지만, 일부 균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도 무시하기 어렵다.
올해 들어 5월까지 실리콘밸리은행을 포함한 286개의 미국 기업이 파산보호 신청을 했고, 이는 2010년 이후 매년 같은 기간 중 가장 많다. 제조업분야의 지표도 수개월 동안 악화하고 있다.
WSJ은 투자자들와 애널리스트 모두 경제가 둔화하고 있다는 데 거의 동의하고 있고 역사적으로 경기침체는 악재라면서, 예상되는 침체가 언제부터 현실화해 시장을 억누를지에는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