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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에 사활 건 ‘인텔’…시작된 ‘파운드리 삼국지’ [글로벌 시황&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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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인사이드]
반도체에 사활 건 ‘인텔’
시작된 ‘파운드리 삼국지’


오늘 우리가 한 발 더 깊게. 또 더 넓게 살펴봐야 할 월가 소식들 짚어보시죠. 어제 인텔이 독일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는 소식 전해졌습니다. 인텔의 투자 행보가 거셉니다. 대규모 투자 소식이 이번이 처음이 아닌 건데요. 오늘은 인텔이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는 배경을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독일 공장 확장 내용부터 확인해보겠습니다. 현지 시각 19일 인텔은 독일 정부의 재정지원하에 독일 마그데부르크 공장 확장에 나선다는 협약에 서명했는데요. 약 300억 유로, 한화로는 42조 1천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앞서 약 170억 유로를 투자한다고 밝혔는데, 독일 정부와 협의 끝에 투자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고요, 독일 정부 역시 투자 규모 확대에 따라 보조금 지급 규모를 기존의 68억 유로에서 100억 유로로 늘렸습니다. 인텔. 이번 독일 공장 확장 투자까지 포함에 지난 5일간 총 3건의 반도체 투자 계획을 공개했는데요. 폴란드, 이스라엘, 독일에 투자한다고 밝혔고, 투자 규모는 80조 원 이상입니다.

이렇게 대규모 투자에 나서는 배경에는 인텔이 지난 2021년에 발표한 IDM 2.0 전략이 있는데요. IDM이란 종합 반도체 회사로, 공장 없이 반도체 설계만 하는 팹리스나, 외주 제작만 하는 파운드리의 기능을 모두 담당하는 업체를 뜻합니다. 우리나라의 삼성이 대표적인 IDM 기업인데요. 인텔. 지난 2018년, 7나노 이하 공정 개발에 한계를 느끼고 파운드리 사업에서 철수했습니다. 팻 겔싱어 CEO는 2021년 취임 직후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했는데요. 앞서 언급한 IDM 2.0 전략에 이런 내용이 담겼습니다. 반도체 강자로서의 옛 영광을 되찾기 위해 3가지 축을 강화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고요. 3가지 축에는 내부 제조시설 네트워크 강화, 외부 파운드리 역량 활용 확대, 그리고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 구축이 포함됐습니다.

이와 함께 최근 인텔의 행보를 살펴보면 주요 반도체 생산 특히 파운드리 거점으로 유럽을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인텔 향후 10년간 유럽에 최대 800억 유로 즉 약 11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고요. 인텔이 지금까지 투자한 내용을 종합해 보면 반도체 기술 개발부터 생산 그리고 반도체 패키징 및 테스트와 같은 후공정 역시 유럽 내에서 가능하도록 할 예정입니다. 유럽이 지정학적 리스크로부터 안전하다는 판단으로 보이고요. 유럽에는 독일의 인피니온, 네덜란드의 NXP, 스위스의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 유력 차량용 반도체 업체가 집중되어 있죠. 인텔은 유럽을 거점으로 삼아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도 가지고 있습니다.

거점 확보와 함께 인텔은 최근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인 ARM과 관계를 가까이하고 있는데요. 지난 12일에는 깜짝 파트너십을 발표했습니다. ARM은 AP 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설계의 강자입니다. 따라서 인텔이 ARM과 손을 맞잡고 TSMC와 삼성이 장악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고요. 인텔은 모바일부터 점차 차, IoT, 데이터센터 분야까지 협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또, 최근에는 인텔이 ARM 나스닥 상장에 핵심 투자자로 참여할 수도 있다는 기사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런 움직임은 앞서도 언급했지만, IDM 2.0 전략의 일환입니다. 또 인텔은 2030년까지 글로벌 파운드리 2위 업체가 되겠다는 포부도 가지고 있는데요. 현재 파운드리 시장의 1, 2위 업체는 TSMC와 삼성인데, 이 틈을 비집고 들어가겠다는 거고요.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 강화를 위해 작년 2월 이스라엘의 파운드리 업체인 타워세미컨덕터를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인텔의 이런 야심. 외신과 시장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인텔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외신들은 아직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최근 테슬라와 퀄컴이 인텔과의 협력 관계를 재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테슬라는 인텔이 광범위한 요구를 맞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퀄컴은 기술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여기에 워싱턴포스트는 경쟁사들과의 기술력 차이를 언급했는데요. 인텔이 수율 개선과 함께 기술 개발 속도를 높여야 업계 선두 주자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와 월스트리트저널이 결국 지적한 건 기술력입니다. TSMC, 삼성, 그리고 인텔의 초미세공정 양산 로드맵을 살펴보면 인텔은 TSMC와 삼성전자가 시작한 3나노 공정에 돌입하지 못했습니다. 올해 하반기 공정에 들어갈 예정이고요. 인텔은 빠르게 기술 개발에 나서 2나노 공정은 경쟁사보다 빠르게 돌입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로드맵상 가장 빠릅니다. 하지만 이는 계획일뿐 실제 공정 돌입이 가장 빠를지는 미지수입니다.

한편 최근 엔비디아가 인텔을 언급했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최근 파운드리 다변화에 대해 이야기하며 삼성과도 생산할 수 있고, 인텔과도 생산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인텔로부터 차세대 반도체 공정 테스트 결과를 받았는데, 긍정적으로 보인다며 협력 가능성에 열려있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파운드리 업계 내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과연 인텔이 주요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지금까지 월가 인사이드, 이예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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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제작1부  정연국  PD
 ykje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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