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중국에 대한 수출 부진은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또 중국 경제 회복의 긍정적인 효과가 우리나라에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 총재는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탈(脫)중국'이 중국으로의 수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중국 수출이 줄어드는 가장 큰 원인은 우리나라가 수출하는 중간재 상품을 중국 기업이 굉장히 많이 생산하기 시작해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예전에 비해 많이 사라졌기 때문"이라며 "지난 십몇년간 중국 특수로 인해 얻은 많은 혜택이 이제는 사라진 상태라고 보고 다시 한번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에 대해선 "중국의 경기 회복이 내수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어 우리가 예상한 만큼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지 않다"면서도 "중국의 재고 수준이 줄어들고 하반기 중국 경제의 성장률이 빨라지면 이런 문제가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누적된 무역적자는 295억4800만달러로 지난해 무역적자(478억달러)의 60%를 넘어섰다. 이 총재는 "올해 무역수지는 300억달러 적자가 날 것"이라면서 "반면 경상수지는 관광이나 다른 산업 발전에 따라 연간 240억~260억달러 규모 흑자가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과거 경상수지가 좋을 때는 800억달러 흑자가 났다"며 "경쟁력을 높이고 산업구조를 반도체 제조 중심에서 다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양 의원의 질의와 관련해 “중국은 우리나라 제1 교역국이자 투자국으로 가장 중요한 경제협력 파트너”라며 “탈(脫)중국 선언을 한 적도 없고 그럴 의도도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