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식품기업들이 밀과 성질이 비슷한 분질미, 이른바 가루쌀을 이용한 제품 개발에 나섭니다.
가루쌀로 만든 제품이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쌀이 남아도는 수급 불균형 현상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변수는 오늘 국회를 통과한 양곡관리법입니다.
유오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쌀 소비량은 56.9kg.
2005년 80.7kg였던 쌀 소비량은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줄어 17년 간 29.4%가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쌀 생산량은 476만8천톤에서 376만4천톤으로 21% 줄었습니다.
쌀 소비는 급격히 줄지만 공급량 감소폭은 상대적으로 완만해 쌀 값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농민들은 줄곧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는 농가 소득을 올리고 식량 안보 강화를 위해 수요가 줄고 있는 밥쌀 대신 가루쌀 생산을 장려하고 관련 산업을 육성하기로 했습니다.
[정황근 /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 특장점은 밀하고 이모작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밀 생산 늘리고 밀 수입량 줄이고, 또 가루쌀은 벼 처럼 생산할 수 있어요. 그렇게 되면 식량 자급률을 45% 수준에서 50% 이상으로 올릴 수 있습니다. 여기에 올인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가루쌀은 물에 불리지 않고 바로 빻아 가루로 만들 수 있는 쌀로, 성질이 밀과 비슷해 밀가루로 대체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특히 가루쌀을 재배할 경우 밥쌀 재배면적을 줄일 수 있어 수급 균형을 통해 폭락하는 쌀 값을 방어할 수 있는 작물로도 기대를 모읍니다.
정부는 올해 25억 원을 투입해 식품업체 가루쌀 제품 개발을 지원하는데, 농심과 삼양식품, 해태제과 등 15곳이 참여했습니다.
식품회사들은 오예스나 짜장라면 같은 밀가루 기반 제품에 가루쌀을 접목할 방법을 찾아 실제 가공식품을 만들어 연말께 출시한다는 계획입니다.
[삼양식품 관계자 : 데침 공정을 통해 면 내부 깊숙이 호화(점도를 높이고자 온도를 올리는 것)를 시켜 쫄깃한 식감을 줄 수 있는 제조 공법을 준비했고요. 그 공법을 활용해 글루텐 프리 쌀가루 제품 개발에 활용해보고자 합니다.]
이런 가운데 쌀 초과생산분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오늘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개정안 통과로 쌀 생산량이 지금보다 늘어날 거라는 관측이 우세한데, 가루쌀 육성을 통해 쌀 재배 면적을 줄여나가겠다는 정부 식량 정책에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유오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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