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조금 먼저 온 미래`를 맞이하게 됐습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오래 기억하겠습니다."
2020년 3월을 끝으로 폐교가 결정된 서울의 한 초등학교 마지막 졸업식 축사입니다.
2023년, 한국경제TV는 무서운 속도로 줄어들고 있는 우리나라 인구, 그로 인한 산업과 업종의 변화를 집중 조명합니다.
인구 감소는 이제 미래의 일이 아닙니다. 우리 앞에 다가온 현실입니다. 먼저 인구 감소의 현주소를 들여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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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에 위치한 한 대형 산부인과.
지하 2층, 지상 7층. 연면적 8천 제곱미터에 달할 만큼 큰 규모를 자랑했던 산부인과입니다.
하지만 보시는 것처럼 출생아 수 감소로 폐업을 결정했습니다
2010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이곳, 10여 년 만에 노인 요양원과 주간보호시설로 변경을 앞두고 있습니다.
[정영식 / 바인종합건설 대표: 그 당시는 아이들이 너무 많아서 활황이었는데, 이제 노인 세대만 남고. 현재는 요양원 설계도를 그리는 것까지 완성이 됐고…]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인 인천의 한 어린이집도 한때는 120명의 아이들이 뛰놀던 곳입니다.
학령인구 감소로 정원의 절반조차 채우지 못하자 결국 요양원으로 탈바꿈하며 살길을 찾아 나섰습니다.
어린이 게시판이 있던 곳엔 노인들의 휴식을 위한 창이 뚫렸습니다.
또 어린이 신발장이 있던 곳엔 노인들의 개인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벽이 세워졌습니다.
요양병원이나 요양원 등으로 업종을 바꿀 수 있게 컨설팅 해주는 업체도 생겼습니다.
[한민우 / 보노랜드 대표: 최근에 한 주에 2건 정도는 기존에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운영하셨던 원장님들께 (요양원 전환) 상담 문의가 들어와요. 어린이집이 줄어드는 만큼 요양원이 늘어나고 있다…]
산부인과와 어린이집만 위기를 맞은 게 아닙니다.
초중고등학교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농촌에서만 보였던 폐교가 `인구 천만 도시`인 서울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김현경 / 서울 노원구: 되게 황당했어요. 여기가 경기도도 아니고 의정부도 아니고 여기 서울인데 학교가 없어진다는 게 의아했었어요.]
내년 폐교를 앞둔 서울 도봉고등학교.
한때 250명(2006년)의 신입생을 받던 학교가 지난해에는 단 45명만 입학하자 폐교를 결정했습니다.
서울 지역 일반계 고등학교가 폐교되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민영 / 서울 도봉구 (도봉고 졸업생): 찾아올 학교가 없다는 것이 아쉬운 것 같고, 졸업생들끼리는 만날 장소가 없어지는 거니까 그게 제일 아쉬운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학령인구는 지난 20년 동안 30%가량 뚝 떨어졌습니다.
그 사이 아이를 낳고 교육하던 공간들은 사라지거나, 그 자리를 노인들에게 내주고 있습니다.
말로만 듣던 인구 절벽 위기가 코앞의 현실이 됐습니다.
한국경제TV 양현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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