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간한 ‘2021년 건강보험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발생한 신규 암환자는 35만 5,136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암 발병률은 가족력 등 유전적인 요인 뿐 만 아니라 불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서구화된 음식섭취 습관으로 인해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암을 예방하는 방법(조기 발견)은 물론 암치료를 받은 환자, 그리고 암환자 가족들 챙겨야 할 주의사항에 대해 암치료 분야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권위자로 손꼽히는 의과대학 교수들을 심층 취재했다.
국내에서 발생빈도가 가장 높은 갑상선암과 대장암을 비롯해 폐암, 간암, 위암, 유방암 등 10대 암에 대해 시리즈로 구성, 연재한다.
▶ 40대 중반이후 대장내시경으로 정기 검진
대장암은 초기의 경우 대부분 인지할 수 있는 증상이 거의 없는 편이라는 게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초기보다는 암 발병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대변을 본 후 피가 묻어 나오는 혈변이나 점액변, 잦은 설사나 변비 등의 배변습관 변화, 변비, 급격한 체중감소, 복통, 복부 종괴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대장암을 초기에 발견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대장내시경이 활용되고 있다.
대장내시경은 일반적으로 45-50세부터 권장하고 있지만, 가족력 등의 고위험군에서는 40세부터 권유되고 있다.
민병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연세암병원 대장암센터) 교수는 “대장내시경에서 폴립(점막 조직에서 융기한 혹 또는 작은 돌기)이 발견돼 완전히 제거한다면 조기에 진단 및 치료를 동시에 할 수 있다”며 “45-50세가 되면 대장내시경을 받은 후 이상이 없었다면 5년 주기로, 폴립이 있어 제거했으면 조직검사 결과에 따라 고위험에 해당할 때는 3년 정도의 주기로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장 내시경을 통해서 대장암의 전 단계인 선종이라고 하는 용종을 제거하는 것 또한 대장암을 예방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현재 우리나라 국가암검진 사업에서 지원하는 프로그램에 따라 만 45-50세 이상의 남녀 국민은 매년 분변잠혈검사 대상이 되며, 검사에서 잠혈반응이 있는 경우 내시경 검사 대상이 된다.
다만, 대변잠혈검사의 경우 대장내시경에 비해 민감도(양성 환자 중 검사법이 진단한 양성 정확도)가 낮은 편이다.
▶ 전이 없는 대장암 3기까지는 수술적 치료
초기 대장암의 경우(0기~1기 환자) 종양이 대장의 벽을 침범한 정도가 아직 깊지 않아 내시경적 절제로도 치료할 수 있으며, 조직병리 검사 결과에 따라 추가적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주로 2기~3기 환자의 경우 대장외 다른 장기로의 전이가 발견되지 않았다면 수술적 절제로 완치할 수 있으며, 대장암 위치 혹은 주변 림프절의 전이 여부 등에 따라 수술전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이 필요할 수 있다.
대장 외 다른 장기로의 전이가 된 경우(4기)라면 항암치료나 표적 치료 등의 전신요법을 병행하여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이윤석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대장암 4기의 경우 다학제 진료를 통해 환자별로 최적의 치료방법을 상의해서 정하고 있다”며 “4기의 경우 수술과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를 적절히 조합해 치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수술후 금주·금연해야…전이·재발 발견 검사 필수
전문의들은 수술한 환자의 경우 가장 중요한 것으로 금주와 금연을 손꼽았다.
민병소 교수는 “수술후 주치의 포함 의료진의 교육에 따라 잘 회복한 후에는 위험도를 낮출 수 있는 노력으로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 건강한 식습관 등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며, 절대 금연, 금주는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음식 섭취의 경우 몸에 좋다고 해 한 음식만 고집하며 많이 섭취하는 것보다는 골고루 적정량을 천천히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몸에 좋은 보양식을 먹는 것은 추천하지 않고 있다.
또, 수술 후 재발이나 전이는 대장암의 첫 진단때와 같이 빠른 시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적 개입이 필요하므로 병원(의료기관)에서 권고하는 일정에 맞춰 검사 및 진료를 받는 게 좋다.
▶ 가족 중 환자 있을 경우 대장암 발병률 2배 가량 높아
대장암의 경우 가족력이나 유전적 요인과 상관없이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지만, 많게는 10~30의 비율의 경우에서 가족 중 대장암이 진단된 경우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부모, 형제, 자식 등의 직계 가족 중 대장암이 진단됐다면, 그리고 가족이 진단받은 나이가 50세 이전이었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대장암의 발병 위험도가 높다는 게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전체 대장암에서 유전성 대장암은 5~10% 정도를 차지하고 있지만, 가족력이 있다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2배가량 대장암의 발생 비율이 증가할 수 있다.
▶ 소시지, 햄, 베이컨 가공육, 대장암 위험도 높여
대장암의 위험도를 높이는 식단은 저식이섬유 및 고지방 식이, 즉 서양식에서 흔히 보이는 기름지고 소시지. 햄, 베이컨과 같은 가공육이 많이 포함된 음식들이 해당한다.
민병소 교수는 “최근 유행하는 ’먹방‘과 같은 트렌드로 인해 엄청난 양의 음식을 빠르게 먹는 것이 하나의 재능처럼 여겨지고 있는데, 이는 각종 성인병뿐 만 아니라 대장암의 위험도를 높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대인 고식이섬유 식이, 즉 채소를 가까이하고, 고지방 식사 혹은 과도한 육류 섭취는 피하면서 식물성 지방이나 계란, 유유, 생선 등의 건강한 지방과 단백질 섭취가 필요하다.
이윤석 교수는 “식이섬유, 제철 과일, 적절한 단백질 섭취를 하는 것이 대장암 예방에 좋다”며 “식생활과 더불어 예방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대장내시경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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