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융소비자들이 금융사로부터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기댈 수 있는 곳이 있죠, 바로 금융감독원입니다.
그런데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해도 깜깜무소식, 길게는 640여일이 걸린 것으로 한국경제TV 취재 결과 나타났습니다.
금감원은 심각한 인력 부족 문제로, 오히려 민원 건수가 줄어도 처리기간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토로합니다.
장슬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화재보험 보험금을 제대로 받지 못 해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한 박모씨.
각종 서류를 제출한 후 금감원의 답변을 기다렸지만 9개월간 깜깜무소식, 뒤늦게 돌아온 답변은 결국 금융사와 소송으로 해결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박00/민원인 : 홈페이지에는 30일, 늦어지면 3개월 정도가 걸린다고 써있었는데, 막상 (민원을) 넣어보니 3개월이 지나도 답이 없고 담당자는 전화도 안 받고, 계속 전화하게 되면 담당자가 민원이 많아서…]
정무위원회 소속 송석준 의원이 금감원에서 받은 민원처리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생명보험 민원의 평균 처리기간은 47.2일, 손해보험은 51.5일로 5년 전보다 2~3배 가량 더 늘었습니다.
금감원은 민원 양에 비해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토로합니다.
이 때문에 민원이 감소하더라도 오히려 평균처리기간이 더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실제 5년 전부터 민원 최장처리기간이 늘고 있는데, 금감원은 이와 관련해 "그간 인력부족으로 처리하지 못한 민원들이 쌓이고 쌓이면서 처리기간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금감원에 접수된 민원 중에는 무려 643일이 걸린 건도 있습니다. 민원인 입장에서는 약 2년이라는 시간 동안 금융사와의 분쟁을 이어간 겁니다.
게다가 금감원에서 제대로 된 분쟁해결을 하지 못 할 경우, 결국 민원인은 별도의 소송을 통해 금융사와 싸워야 합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 : 최근 보험관련 민원이 조금은 줄어드는 듯 하는데 실제 민원 처리 기간을 분석해보니, 거의 배 이상 늘어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보험의 복잡성도 있겠지만 민원을 처리하는 금감원의 구조적인 문제 등 여러가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금감원의 민원처리 속도가 올라갈 수 있도록 조직개선 등을 통해 획기적인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금융소비자들과 가장 가까워야 할 기관인 금감원.
소비자와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선 민원처리 프로세스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한국경제TV 장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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