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한국경제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중앙은행의 강도 높은 유동성 긴축은 미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을 키우면서 대외 경기에 민감한 한국 수출에 악재가 될 수 있다.
아울러 미국과의 금리 역전 심화로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수입 물가 상승과 함께 국내 금리 인상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원/달러 환율은 오름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나 외환위기 수준인 달러당 1,400원에 근접한 상황이다. 주요 원인으로는 미국의 긴축에 따른 달러 초강세가 꼽히고 있다.
유로화, 엔화 등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올해 들어서만 15% 상승했다. 최근에는 110선까지 오르며 20년만에 최고치까지 치솟기도 했다.
미국의 강도 높은 긴축에 달러 강세 현상이 이어지면서 원화 가치는 더 떨어질 수 있다.
고환율은 수입 물가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지난달 수입물가는 원화 기준으로 1년 전보다 22.9% 상승했는데, 이를 수입할 때 계약했던 결제 통화 기준으로 보면 상승률은 10.7%로 낮아진다.
원화 가치의 하락이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소비자물가 상승세의 정점을 지연시킬 수 있다.
한국은행으로서는 원화가치 방어에 이어 물가 안정이라는,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는 이유가 더 늘어나는 셈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미국보다 금리 인상을 먼저 종료하기는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금리 인상은 가계의 소비와 기업의 투자 등 내수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최근 대한상의가 국내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기업이 61.2%를 차지했다.
이례적인 고강도 긴축에 미국 경기가 위축되면서 한국 수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연준은 경제전망요약(SEP) 자료에서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2%로 제시해 기존 1.7%에서 1.5%포인트나 낮췄다.
이미 수출은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수출 증가율은 16개월만에 처음으로 한 자릿수로 내려온 데 이어 지난달까지 석 달째 한 자릿수를 보였다. 특히 지난달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26개월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 대한 수출액은 737억700만달러로 중국(1천77억3천500만달러)에 이어 2위 수출국이다.
물가 상승에 유럽중앙은행(ECB)도 자이언트스텝을 밟는 등 금리 인상은 전 세계적인 기조가 돼 가고 있다.
한국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도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자료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