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자율주행차처럼 선박도 스스로 운항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자율운항의 현 주소와 앞으로의 전망을 전문가의 생생한 설명으로 들어봅니다.
씨드로닉스 박별터 대표, 그리고 산업부 방서후 기자 함께 나와 있습니다.
먼저 방 기자, 선박도 자율운항이 가능하다는 것은 사람 없이도 배가 뜰 수 있단 말인가요?
<방서후 기자>
엄밀히 말하면 무인선박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이 타긴 해야 합니다.
현재는 배를 조종하는 키가 있는 조타석이 아닌 뒷좌석에서 원격 제어로 배를 몰 수 있는 수준이고요.
그래도 손이 바쁘지 않아도 될 만큼 인공지능(AI)이 알아서 최적 항로를 찾아주고,
운항 중에 다른 선박이 다가오면 우회했다가 다시 항로로 복귀하기도 합니다.
주차와 비슷한 접안도 당연히 가능하고요.
이런 형태의 선박은 핀란드가 시험 운항에 가장 먼저 성공했습니다. 일본과 중국이 뒤를 이었고요.
노르웨이에서는 세계에서 최초로 전기 자율운항 선박을 선보였고,
네덜란드는 바다보다 좁고 배들이 북적이는 운하에서 자율운항 보트를 띄우는 데 성공했습니다.
<앵커>
운전자가 손발을 떼도 움직이긴 하지만 안전이 필요한 구간에선 운전자가 개입해야 한다.
결국 자율주행차와 비슷한 것 같은데요.
자율운항 선박의 원리를 박 대표님께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박별터 대표>
<앵커>
자율운항이 먼 미래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가까이 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시험 운항도 성공했다고 하니, 시장이 어느 정도 형성돼 있겠군요?
<방서후 기자>
해양수산부는 지난 2016년 66조원이었던 전세계 자율운항선박 시장 규모가 오는 2025년에는 18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여기에 관련 기자재까지 포함하면 규모가 더 커지는데요.
자율운항선박과 관련 기자재 시장은 연평균 12.6%씩 성장해 6년 뒤에는 2,357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325조원에 달할 전망입니다.
<앵커>
이렇게 시장이 큰데, 우리 기업들도 당연히 한자리 차지하고 있겠죠?
<방서후 기자>
국내 기업들은 자율운항 선박의 두뇌라고 할 수 있는 솔루션을 주로 만들고 판매합니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 아비커스와 씨드로닉스가 대표적이고요.
특히 아비커스는 세계 최초로 2단계 자율운항 솔루션을 수주하기도 했습니다.
2단계는 자율운항에 더해 자율제어가 가능한 단계라고 합니다.
<앵커>
자율운항 선박도 자율주행차처럼 소위 `급`이 있는 거네요?
<박별터 대표>
<앵커>
그럼 분명 개발은 해외에서 먼저 시작했는데 우리나라가 현재는 가장 앞서는 거네요?
2단계 기술을 세계 최초로 수주했다고 했으니까요.
<박별터 대표>
<앵커>
이런 스마트 선박 기술이 전세계적으로 화두인 탄소 중립과도 연관이 있다고요?
<방서후 기자>
조선·해운업계는 강화되는 환경 규제에 맞추기 위해 오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70% 감축해야 합니다.
자율운항 선박이 도입되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3%를 차지하는 해운 분야에서 오염 물질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을 전망입니다.
뿐만 아니라 안전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한국 해양 사고의 82%가 사람의 실수 때문에 발생한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자율운항 선박이 상용화되면 인적 과실로 인한 해양 사고를 75% 이상 감소시킬 수 있다고 봤습니다.
<앵커>
사람이 없어야 사고가 덜 일어난다.
그런데 운전하시는 분들 아시겠지만 좁은 골목을 지나거나 특히 주차할 때 더욱 신경이 쓰이잖아요?
더구나 선박은 크기도 큰데, 그런 기술들이 정말 사람을 대체할 수 있나요?
<박별터 대표>
<앵커>
실제로 수요가 많습니까?
<박별터 대표>
<앵커>
아직 완성형이 아닌데도 벌써 이렇게 수요가 많군요.
그렇다면 모든 기술을 탑재한 완전 자율운항 선박은 우리가 언제쯤 볼 수 있나요?
<방서후 기자>
일단 일본에서 올해 초 단 한 명의 선원도 타지 않은 선박을 띄우긴 했습니다.
다만 운항 거리가 굉장히 짧았고, 시험운항이었던 만큼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인데요. 2025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 역시 정부가 1,600억원을 투입해 2025년까지 3단계 자율운항 선박을, 2025년 이후 완전자율운항 선박을 각각 개발할 계획입니다.
<앵커>
3년 뒤면 그리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질 수 있단 의미겠죠.
우리나라가 K조선에 이어 선박 자율운항 시장에서도 우위를 점하려면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요?
<박별터 대표>
<앵커>
잘 들었습니다.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