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상장한 국내 1위 렌터카 업체 롯데렌탈이 최근 해외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여는 등 주가 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회사 실적과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있는데도 주가가 부진한 것은 시장과의 소통에서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다는 판단이 깔린 행보로 풀이되는데요.
관련한 내용 유오성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유 기자, 현재 롯데렌탈 주가는 공모가 보다 낮은 상황이죠?
[기자]
네. 롯데렌탈은 지난해 8월 코스피에 입성했는데요, 당시 공모가가 5만9천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줄곧 내리막 길을 걸었고, 오늘 종가를 보면 3585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공모가보다 40% 정도 하락한 수준입니다.
최근 코스피 부진을 감안하면 나름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지만, 공모가에 비해 하락폭이 워낙 컸기 때문에 주주들 불만이 큰 상황입니다.
실제 회사 주가에 대한 여론을 가늠할 수 있는 종목 토론방에는 롯데렌탈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부정적인 의견들이 가득합니다.
이런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롯데렌탈은 최근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투자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설명회는 싱가포르에서 1:1 대면 미팅 형태로 지난달 31일부터 오늘까지 3일간 진행됐는데, 롯데렌탈이 해외에 나가 대면으로 투자자 설득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앵커]
전과 달리 주가 부양에 매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건데, 롯데그룹 하면 주가에 신경을 크게 쓰지 않는다는 인식도 없지 않았는데, 다른 행보네요.
[기자]
네. 이번 설명회는 IPO를 주도했던 김현수 롯데렌탈 대표이사가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실적, 재무구조 모두 개선되고 있는데 주가가 왜 부진한지에 대해 고심을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적극적인 IR활동을 통해 회사를 제대로 알리자는 주문했다는 설명입니다.
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계열사 사장들에게 주가 관리에 특별히 신경써달라는 주문을 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 7월 롯데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시가총액을 기업가치를 측정하는 가장 객관적인 지표로 제시하면서 자본시장의 평가에 민감해달라는 메시지를 내기도 했거든요.
실제 CEO 연말 평가에 주가가 반영된다고 하니까, CEO들도 신경을 많이 쓸 수 밖에 없는 환경이기도 합니다.
[앵커]
대표이사가 실적 재무구조 개선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고 하는데, 시장의 평가는 어떻습니까?
[기자]
일단 2분기 실적을 보면 역대 최대라 할 만큼 좋습니다. 매출은 4개 분기 연속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요. 영업이익도 분기 기준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롯데렌탈이 하반기에도 이 같은 실적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장기렌탈의 경우 전기차 렌탈 수요가 새롭게 늘고 있는 추세고요. 또 7~9월 사이에 여름휴가와 추석이 끼어있어 단기렌탈 실적도 긍정적입니다.
아울러 10월에는 중고차 통합 플랫폼을 열 계획이라 이 부분에서 추가적인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뿐만 아니고 재무구조도 꾸준히 개선돼 왔는데요. 한 때 650%까지 치솟았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300% 후반대로 내려갔다가 지금은 다시 올라 430%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부채비율은 다른 업계에 비해 높지만 렌탈업 특성을 감안한다면 리스크가 상당부분 해소됐다고 시장에서는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개선세가 이어지면서 최근 국민연금도 롯데렌탈 지분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5% 정도 보유하고 있었는데, 최근 추가로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면서 현재는 6% 정도로 지분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민연금이 앞으로 지분을 더 살 수도 있다는 관측이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기도 합니다.
[앵커]
실적도 좋고 재무 구조도 탄탄한데, 주가는 왜 부진합니까?
[기자]
지금 당장은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박한 평가를 내리고 있기 때문인데요.
롯데렌탈 매출 구조를 좀 보면요. 차량렌탈(62.7%), 중고차(28.1%), 일반렌탈(9.2%) 크게 3가지로 구성됐습니다.
반도체 수급난에 신차가격이 많이 올랐잖아요. 그래서 신차를 구매하기 보다는 렌트하거나 중고차라도 매매하려는 수요가 많이 늘었고요.
이 덕분에 실적이 좋았지만 사실 이는 기존에 이미 존재하는 사업이기도 하고, 롯데렌탈이 내놓는 서비스가 기존 업계를 뒤흔들 만한 새로운 혁신을 가져오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나마 매력적인 한 방을 찾아보자면 차량 공유 플랫폼 그린카에 주목해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차량 공유 플랫폼이라면 미래 신성장 동력 사업이라 평가할만 하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긴합니다. 하지만 롯데렌탈 전체 매출에 비추어보면 그린카 비중은 5% 정도로 그리 크지 않습니다.
또 전체 시장 점유율도 낮습니다. 카셰어링 업계 1위 쏘카가 전체 시장의 89%를 점유하고 있는 반면 그린카는 11%정도로 격차가 상당하거든요.
경쟁이 첨예해도 이를 뒤집기가 어려울 판에 격차가 워낙 크다보니 1등이 모든 것을 차지하는 플랫폼 업계 특성상 그린카 하나로는 향후 주가 상승을 이끌어낼만한 동력이 있다고 보기가 어려운 것이죠.
그런데 여기서 하나 주목해볼 게 있는데 롯데렌탈이 쏘카 지분을 가지고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최대주주가 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앵커]
아 그래요? 쏘카 지분을 얼마나 가지고 있길래 그런 전망이 나오는 겁니까?
[기자]
쏘카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쏘카의 최대주주는 에스오큐알아이(지분율 21.39%)이고, 2대 주주는 SK(20.19%), 3대 주주는 롯데렌탈(13.29%)입니다.
롯데렌탈과 에스오큐알아이, 에스오피오오엔지 간에는 최대주주 지분 매각시 이를 먼저 사들일 수 있는 풋옵션 계약과 우선매수권 계약이 체결된 상탭니다.
최대주주 지분을 모두 더하면 지분율이 30%이라서 롯데렌탈이 지분 9% 이상을 확보하면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는 셈입니다.
[앵커]
그래서 쏘카를 롯데렌탈의 부진을 풀 열쇠로 볼 수도 있는 것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또 롯데렌탈이 쏘카를 샀던 시점이 지난 3월이거든요.
당시 쏘카 405만여주를 1832억원을 주고 샀어요. 주당 취득가액을 따져보면 1주당 4만5172원꼴이니까 지금 현재 주가랑 비교해보면 주당 2만1천원의 손해를 보고 있는 겁니다.
쏘카 주가 부진은 당시에도 예견됐었거든요.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경영권 취득을 미리 염두해 둔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고, 또 롯데렌탈 측에서도 쏘카 지분 추가 인수에 대해 "시장상황을 보면서 결정할 것"이라는 열려 있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다만 쏘카를 인수가 기업 가치 상승에 바로 연결될 것인지는 지켜봐야할 부분입니다.
주가 부양을 위한 하나의 이벤트는 될 수 있겠지만, 실제로 이들이 어떤 사업을 할 것인지 또 어떤 시너지를 낼 지가 중요하다는 게 시장의 분석입니다.
[앵커]
유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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