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건강과 가치 소비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육류 소비를 줄여야겠다고 하시는 분들도 많아졌는데요.
소비자 인식 변화에 발맞춰 식품회사들도 실물성 식품 분야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데, CJ제일제당은 아예 글로벌로 사업 영토를 넓힌다는 계획입니다.
유통산업부 유오성 기자 나왔습니다. 유 기자, CJ제일제당은 여느 식품회사들과 전략이 다르네요.
[기자]
네. 보통 새로운 사업은 국내에 제품을 출시해서 시장 반응을 살피고, 그 다음에 해외로 나가는 것이 수순이죠.
그런데 CJ제일제당은 식물성 식품 사업 전략을 밝히면서 국내와 해외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겠다고 했습니다.
3년 뒤 2025년까지 매출을 2천억 원까지 성장시킨다는 것이 목표인데, 이 가운데 해외 시장 비중을 70% 이상 끌어올리겠다고 했습니다.
[앵커]
해외 시장 비중이 국내 시장보다 높은데, 왜 그런겁니까?
[기자]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소비자들이 이미 식물성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 어느 정도 시장이 형성돼 있는 상탭니다.
글로벌 식물성 식품 시장규모는 7조4천억 원 정도로 추산되는데, 국가별로 보면 미국이 2조4천억 원으로 가장 크고요. 영국이 8천억 원, 독일이 3천7백억 원 순입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시장 규모가 111억 원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고 하지만 올해도 141억 원 수준에 그칠 전망이고요.
이러다보니 국내 사업만 키우기보단 해외시장을 함께 공략해 나가는 것이 규모의 경제 차원에서 더 이득이라는 분석입니다.
[앵커]
시작부터 더 큰 시장을 목표로 사업을 펼치겠다는 거네요. 가장 염두해두고 있는 시장은 어디입니까?
[기자]
당연히 시장 규모가 가장 큰 미국이 주요 공략 대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비비고 만두는 미국 만두 시장 점유율 1위입니다. 그만큼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 시장 공략이 용이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CJ제일제당이 더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시장은 유럽입니다.
유럽 시장은 국가별로 식문화와 유통 환경이 다릅니다. 또 식문화의 역사와 깊이가 달라 다른 아시아 식품업체들과 마찬가지로 CJ도 그 동안 부진한 모습을 보였는데요.
하지만 식물성 식품 시장은 사정이 조금 다릅니다. 시장이 초기 단계인데다 눈에 띄는 회사들도 비욘드미트나 임파서블푸드처럼 역사가 짧은 스타트업들입니다.
CJ제일제당은 미국에서 비비고 만두를 성공시킨 경험이 있고 또 인력과 설비 측면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 많습니다.
또 식품산업은 규제가 까다로운 것으로 유명한데, 이에 비해 식물성 식품은 상대적으로 규제 장벽이 낮아 수출이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이를 활용해 유럽 시장 침투율을 높인다면 식물성 식품이 CJ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회사 관계자 이야기 들어보시죠.
[정현학 / CJ제일제당 플랜트베이스드팀장 : 맛있는 제품을 글로벌로 알리려는 것이 (CJ제일제당의) 미션 중에 하나인데 이에 대한 대안으로 식물성 제품이 될 수 있는 겁니다. 우리나라는 구제역 국가라 글로벌 수출이 안되는데 식물성 기반이면 유럽에도 나갈 수 있고, 전세계로 알릴 수 있어 그런 관점에서 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식물성 식품 시장이 커지다보니 식약처도 업체들의 동향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면서요.
이런 정부의 움직임이 식물성 식품 시장에 변수로 작용하지는 않을까요?
[기자]
채식이 인기를 끌면서 `비건`이나 `식물성`을 강조한 제품들이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죠.
벌써 100여종이 넘었는데, 최근 식약처가 이 제품들에 대한 허위 표시, 광고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비건이나 식물성으로 표시된 제품이 더 건강할 것이라는 인식이 있어 이런 용어를 함부로 사용하지 못하게 막겠다는 겁니다.
이 조사는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시행되는데, 아직까지 비건에 대한 법적 기준과 요건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만약 허위 표시에 해당한다면 과징금과 영업정지까지 맞을 수 있어 자칫 과한 해석이 시장 확대에 제동을 걸지는 않을까,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분위기를 들어보니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자사 식물성 식품은 유럽 비건 인증을 받은 제품들"이라며 "소규모 업체들 타격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안전하고 건강한 식품을 만드는 것이 최우선 과제겠지만 새로 열리는 시장에 제동이 걸리지 않도록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유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