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시가 글로벌증시 대비 유독 부진한 이유는 상대적으로 높은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유진투자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27일 "지난주 글로벌 증시는 모처럼 반등했지만 유독 국내 주식시장만 더 부진했다"며 국내 경제의 높은 에너지 의존도 및 부채 부담과 함께 증시 신용융자를 원인으로 제시했다.
그는 우선 경제 기초체력 면에서 "높은 에너지 의존도가 올해 무역적자 반전 가능성을 높여 통화가치 하락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코로나19 이후 가계 및 기업 부채 증가 속도가 가팔랐던 상황에서 금리 인상이 가계와 기업의 건전성에도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허 연구원은 주식시장 수급 요인으로는 개인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를 강조했다.
그는 "지난주 주가 하락은 대부분 증거금 부족에 따른 반대매매에 기인했다"며 "아직 빚투 청산은 완전히 마무리됐다고 보기 어려워 주식시장에 대한 부담은 좀 더 남아 있을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거래소(코스피) 신용융자 잔고는 시가총액의 0.6%, 코스닥은 시총의 2.7%대로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그는 "시총 대비 비율 기준으로 2017∼2018년 이후 평균(거래소 0.4%, 코스닥 2.3%)으로 회귀한다면 신용융자잔고는 5조원 내외 줄어야 한다"며 "현재 속도라면 7∼8일 정도가 소요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다행히 침체 우려가 높아지면서 부담 요인이었던 유가와 금리 급등세가 주춤해지고 있다"며 "국내 증시와 원화의 상대적 부진 양상은 이어지겠지만, 점차 진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