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코로나19 사태에 터키 법인으로의 현금 유출 등으로 재무 부담이 커진 CGV가 전환사채를 발행한다. 더불어 터키 법인에 금전 대여를 결정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도 나섰다.
CJ CGV는 31일 4천억 원의 전환사채권 발행 결정을 공시했다. 만기일은 2052년 7월 21일이며 2,400억 원은 운영자금에, 1,600억 원은 채무상환에 쓰인다. 주당 전환가액은 2만 7,400원으로 오늘(5월31일) 종가 대비 0.9% 낮은 가격으로 정해졌다.
이날 CGV는 터키 법인에게 330억 원 규모의 금전대여 결정도 결정했다. 해당 법인의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안정적 사업환경 조성이 목적이다. 이로써 CJ CGV 한국 법인이 터키에 빌려준 전체 잔액은 780억 원으로 늘어났다.
CGV의 이러한 행보는 높아진 재무부담에 대응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한국신용평가는 CJ CGV의 등급전망을 `A-(부정적)`으로 유지하며 차입금 규모가 현금창출력보다 높은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대규모 자본확충 계획으로 유동성 대응력은 양호하나, 현 수준의 재무부담은 과중한 수준으로 실적 추이에 대한 추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CGV는 2020년 코로나19 직격탄에 영업현금창출력이 크게 약화된 바 있다. 예정된 투자를 집행하고, 순금융비용을 지불하는 등의 대응 과정에서 약 3,400억 원 규모의 현금부족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2021년) 상반기에는 터키법인과의 총수익스와프(TRS) 계약 만기로 3,500억 원 이상의 현금이 유출되기도 했다.
이에 대응해 CGV는 지난 2년간 2,200억 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한편 8,700억 원의 신종자본증권 발행도 진행했다.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고 회계상 자본을 늘리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번 전환사채 발행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는 분석이다.
그나마 지난 1분기 이후 오미크론 확산세가 안정기에 접어들며 영화관람 수요의 회복세가 나타나는 점은 긍정적이다. 코로나19 내내 이어진 수익구조 개선 노력으로 매출 회복에 따라 빠른 영업수익성 반등이 기대되는 이유다. 해외 법인 역시 국가별 방역정책으로 인한 리스크가 여전하지만 2분기 들어서 대다수 국가들이 일상회복 국면으로 전환, 매출 회복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증권가는 올해가 CGV의 정상화를 확인하는 기간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닥터 스트레인지2`, `범죄도시2`에 이어 칸 영화제 수상작인 `브로커`, `헤어질 결심` 등 기대작 개봉이 예고된 상황 역시 실적 반등론에 힘을 싣는다. 케이프투자증권은 CJ CGV에 대해 "지난해 말 CJ올리브네트웍스 광고사업부문을 흡수 합병"했다며 "극장 정상화 구간에서 CGV의 광고 사업과 본격적인 시너지 확대가 전망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