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러 성향으로 알려진 우크라이나 동남부 돈바스 지역이 러시아 편입을 결정하기 위한 주민투표를 조만간 실시할 것이라고 러시아 의회 인사들이 주장했다.
21일(현지시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하원 국제문제위원장 레오니트 슬루츠키는 이날 러시아군이 장악한 돈바스 지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도시 도네츠크를 방문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그는 "향후 몇 개월 내로 이곳에서 획기적 사건이 일어날 것"이라면서 "DPR과 (돈바스 지역의 다른 독립 선포 공화국인)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주민들이 한때 크림 주민들이 했던 것처럼 자신들의 견해를 표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4년 크림에서와 마찬가지로 조만간 돈바스의 DPR과 LPR에서도 해당 지역의 러시아 귀속과 관련한 주민투표가 실시될 것이란 취지의 발언이다.
슬루츠키 위원장은 "돈바스 지역 주민들은 향후 어떻게 살지를 스스로 결정할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 정부나 서방 국가들이 아니라 돈바스 주민들이 자신들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뒤이어 러시아 상원 헌법위원회 위원장 안드레이 클리샤스도 이날 "돈바스의 미래는 그곳에서 사는 주민들의 의지에 달렸다"면서 이들이 주민투표를 통해 러시아 귀속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임을 시사했다.
러시아계가 상당수를 차지했던 크림 주민들은 지난 2014년 초 우크라이나에서 친서방 세력이 집권하자 그해 3월 주민투표를 통해 러시아 귀속을 결정했다. 주민투표에선 96% 이상이 러시아 귀속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크림을 무력으로 점령한 상태에서 실시한 주민투표는 무효라고 주장하며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서방도 이 같은 우크라이나의 입장을 지지하며 러시아의 크림 병합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2월 말 크림에 뒤이어 우크라이나에서 분리·독립을 선포했던 돈바스 지역의 DPR과 LPR의 독립을 승인하고, 돈바스내 러시아계 주민 보호를 명분으로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시작했다. 현재 돈바스 지역에 집중 공세를 펼치고 있는 러시아군은 루간스크(우크라이나어로는 루한스크)주 대부분 지역과 도네츠크주 상당 지역을 점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