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노조와 사측이 총파업을 하루 앞둔 25일 마지막 협상에 돌입했다.
노사는 이날 오후 3시께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박점곤 서울버스노조위원장 등 노조 측 교섭위원 3명과 최종윤 서울시운송사업조합 부이사장 등 사측 교섭위원 3명이 각각 참석한 가운데 임금 인상 등 안건을 두고 2차 조정회의를 시작했다.
박 위원장은 회의장에서 "노사 간 신뢰는 이미 땅에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며 "합의안이 도출되지 않으면 결렬을 선언하고 내일부터 파업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무거운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에 사측 교섭위원은 "코로나19로 저희가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사실 사업자도 진퇴양난이지만 최선을 다해서 협의하겠다"고 했다.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월 32만2천276원 정액 인상을 요구했으나, 사측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임금 동결을 고수하면서 파행을 거듭해 왔다. 이에 노조는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이달 19일 파업 찬반투표를 벌여 87.3%의 찬성률로 파업안을 가결했다.
이날 양측이 밤 12시까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 노조는 합법적 파업에 돌입해 26일 오전 4시 첫차부터 운행을 중단할 방침이다.
유재호 버스노조 정책기획국장은 이날 회의 시작 전 취재진과 만나 "물가가 인상되는 상황에서 임금 동결은 죽으라는 것과 다름없다"며 "작년에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오로지 공익에 봉사한다는 사명으로 파업 찬반을 붙이지 않고 (임금 동결을) 수용했으나, 더 이상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도 준공영제로 버스 업계의 적자 등을 보전해주고 있기 때문에 노사 협상에 개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 국장은 "서울시는 직접적 사용자가 아니더라도 재정 지원이나 감찰 명령 등 간접적 통제 권한을 갖고 있다"며 "노사 간 교섭에 (서울시가) 전혀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