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떠난 미국 대사관 직원들이 이번 주부터 차차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키이우를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추가 군사적·외교적 지원을 약속했다고 25일(현지시간) AFP통신이 미국 관료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서 폴란드로 철수했던 미국 외교관들은 이번주부터 복귀해 서부 르비우(리비우) 지역에서 일할 예정이다. 현재 폐쇄 중인 키이우 주재 미국 대사관은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당분간 문을 열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블링컨 장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조만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로 현재 슬로바키아 대사인 브리지트 브링크를 지명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직업 외교관인 브링크는 2019년부터 슬로바키아 대사로 일하고 있으며 이전에는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사이프러스, 조지아, 우즈베키스탄에서도 일했다.
아울러 블링컨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에 군사 차관 3억2천200만 달러(약 4천20억원) 지원도 약속했다. 미국은 이를 포함해 동맹국과 협력국 15곳에 7억1천300만 달러(약 8천900억원) 상당의 군사 차관을 지원한다.
15개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비롯해 우크라이나에 군수 장비를 지원하는 국가다. 이 지원금은 기부가 아닌 차관 형식이며 미군의 군수물자를 구매하는 데 사용된다.
미국은 또 우크라이나에 1억6천500만 달러(약 2천60억원) 상당의 탄약 판매를 승인했다. 이 탄약은 우크라이나군이 사용 중인 구소련제 무기와 호환 가능한 종류라고 AP통신은 설명했다.
한편 러시아는 최근 `2단계 작전`을 선언하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과 남부의 해안선을 따라 군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전 지역의 전투가 격렬해지고, 인도적 참사 피해도 점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국무·국방장관의 방문은 추가 지원을 발표하기 위해서라기보다 전쟁중인 키이우를 직접 방문함으로써 `적국` 러시아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애초 미국 백악관과 정부는 두 장관의 우크라이나 방문 사실을 명확히 확인하지 않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23일 "내일 미국에서 사람들이 온다. 미국 국무, 국방장관을 만날 것"이라며 `극비 일정`을 흘리면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