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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장비 품귀에 뜨는 몸값'…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실적 주목 [뉴욕증시 A to 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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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뉴욕증시 A to Z, 조연 기자와 함께 합니다.
오늘 이야기 해 볼 종목, 어떤 기업입니까?

<기자>
최근 미국은 물론이고, EU까지 반도체칩법 제정하면서 압도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죠. 그야말로 반도체 패권 전쟁이 치열한데, 여기서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은 어딜까요? 물론 삼성전자나 인텔, TSMC 반도체 기업들이 있겠습니다만, 누가 이기든 이 회사들에게 제품을 파는, 바로 반도체 제조 장비 기업들입니다.

글로벌 반도체 장비 기업의 3대장이 있는데, 이 중에 저희가 `갑도 이기는 슈퍼 을`이라 불리는 ASML을 다룬 적이 있죠. ASML이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진 기업이었다면, 오늘 가져온 기업은 다양한 제품군으로 시장을 압도하는 글로벌 반도체 장비 매출 1위 기업입니다. 티커명 AMAT,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반도체 장비 3대장이 누군가요?

<기자>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와 ASML, 그리고 램리서치입니다.
매출 기준으로는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가 1위, 시총 기준으로는 ASML이 1위입니다. 여기에 도쿄일렉트론까지 4대 기업으로도 분류되는데, 이들이 전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앵커>
각자 잘하는 분야가 다르죠?

<기자>
네. 반도체 생산과정은 크게 8가지의 공정으로 나뉘는데요. 여기서 흔히 앞, 전공정이 기술력을 요합니다. 국내 기업들도 이 부분은 대부분 외국 장비에 의존하고 있는데요. 노광장비는 ASML이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부분이고, 램리서치의 경우 식각장비에서 높은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는 증착 공정에서 두드러지는데, 증착 뿐만 아니라 산화, 식각, 이온주입, CMP, 금속 배선 등 전반적으로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많은 장비를 생산해내고 있습니다. 제품 종류만 90개에 달합니다.

<앵커>
식각은 반도체 회로(웨이퍼)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부식시켜서 깎아내는 작업이고,
증착은 반도체의 표면에 얇은 막을 덮는 공정이죠. 그중에서도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는 증착에 강점이 있다는 것인데,
그런데 이 기업이 성장해 온 방식이 단순히 기술경쟁력 만이 아니었다면서요?

<기자>
1967년, 그러니까 설립된지 55년이 된 기업인데요. 두가지 눈에 띄는 점이 있는데요.
먼저 첫번째는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해서 성장해 왔다는 점입니다. 전공정에 걸쳐진 다양한 제품군을 내놓을 수 있었던 것도 바로 M&A 덕분이죠.
이 회사의 코어가 되는 시작점은 1980년대 만들어진 프리시전 5000이라는 화학기상증착 장비인데, 증착공정에 혁신을 이룬 장비(현재 미 워싱턴에 있는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전시)였습니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는 반도체 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증착 분야에서도 1위입니다. 다만 디스플레이의 경우 업황이 좋지 않아 매출 규모가 줄었습니다.

1996년 이스라엘 오팔 테크놀로지스, 오봇 인스트루먼츠 두 회사 인수를 시작으로, 고속 계측 시스템, 검사 기술, 레이저빔 리소그래피 기술, 레이저 세정 기술 등을 확보하고, 2011년에는 베리언 세미컨덕터라는 이온주입 장비 공급 업체를 인수했습니다. 지금의 CEO가 바로 베리언 세미컨덕터 CEO 출신이죠. 태양광 장비 업체도 공격적으로 인수해 최대 태양광 장비업체로 올라서기도 했구요.
그리고 2013년에는 앞서 얘기했던 4대 반도체 장비회사, 도쿄일렉트론과 합병을 추진했지만 독점 우려로 무산됐고, 최근에는 2019년 일본 히타치 그룹에서 분사된 코쿠사이 일렉트릭 코퍼레이션 인수를 통해 증착장비시장의 점유율을 키우려 했는데 이 역시 중국의 반대로 역시 무산됐습니다.

<앵커>
최근 엔비디아의 ARM 인수합병도 무산됐죠. 반도체 산업이 M&A로 크던 시대는 끝난 것 같은데,
그렇다면 나머지 하나 눈에 띄는 점은 뭡니까?

<기자>
아시아 시장에 대한 진출이 빨랐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아시아 마켓 매출 비중이 큰데요.
1979년에 일본에 법인을 설립했고, 일본에 기술센터, 중국에서 서비스센터를 가장 먼저 개설한 최초의 글로벌 반도체 장비회사입니다. 대만에는 1989년, 그리고 한국에는 1993년에 법인이 설립되면서 아시아 시장 공략을 확대했습니다.
이 같은 아시아 집중도는 지금까지도 이어지는데요. 아시아 매출 비중이 80% 이상입니다. 중국이 29%, 대만이 26%, 일본 12% 한국이 최근 줄어들어서 9%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대 고객사는 TSMC와 인텔입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는 것처럼 TSMC와 인텔이 대규모의 투자 계획을 지난해 밝혔었죠. TSMC는 올해에만 400~440억달러(약 48~52조원) 설비 투자를 예고했고, 인텔은 앞으로 10년간 1000억달러(약 120조원)을 들여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반도체 제조 단지를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한 수혜를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가 톡톡히 누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지난 분기에는 실적발표하고 주가가 떨어졌어요.
요즘 반도체 주문이 폭주하는 시기인데 왜 떨어진겁니까?

<기자>
수요에는 문제가 없죠. 관건은 수요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한 공급을 갖고 있느냐 인데, 반도체 장비 역시 이 공급망 병목 현상, 부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분기 실적은 매출이 31% 증가하고 영업이익률이 33%에 육박하는 등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는데,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당일 주가가 20% 넘게 급락했었습니다.
이때 게리 디커슨 CEO는 "특정 실리콘 부품들이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며, 공급 부족이 없었다면 3억달러 매출이 더 증가했을 것"이라고 설명했었는데요. 지난달에 앞서 실적 발표한 램리서치도 공급망 여파를 피하지 못해서, 이번주 발표하는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어닝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16일 장 마감후 발표 예정인데, 월가에서는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주당순이익 $1.85로 전년대비 33.1% 성장을 전망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 한달 동안 0.28% 더 상승한 수치입니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실적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더 높아졌다는 뜻이겠죠.
시티그룹은 올해 반도체 섹터 톱픽으로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를 꼽았고, 제프리스는 목표주가는 197달러, 미즈호는 178달러로 상향했습니다. 현재 주가 133달러 선인데요. 평균 월가 IB들의 목표가가 180달러, 현재가 대비 35% 추가 상승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호재와 악재를 간단하게 짚어 볼까요?

<기자>
회사 주가를 길게 보면 팬데믹 기간 2020년 하반기부터 급격히 올랐습니다. 여기에 반도체 장비의 리드 타임이 1년 수준으로까지 길어지고 있어서 당분간 장비 쟁탈전에 가격 경쟁력 부분도 더 공고해질 것이란 전망입니다. 물론 M&A를 통한 시장 지배력 확대 전략은 앞으로 어려워지겠지만, 최근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는 장비판매 이외의 유지/보수 구독사업모델을 내놓았거든요. 이를 새로운 먹거리로 내놓는 모습입니다.

또 다른 호재는 바로 미 정부의 전폭적 지지 인데요. 바이든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통해 가장 먼저 챙긴 산업도 바로 바로 반도체였죠. 바이든 대통령이 역점을 둔 52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산업 육성 관련 법안이 지난주 미 하원을 통과했습니다. 이제 상원으로 송부돼 올 1분기 중 최종 통과될 전망인데, 반도체 제조시설의 설립, 증설, 현대화 등에 대폭적인 금융 지원에 나서는 만큼 혜택이 기대됩니다.

악재로는 앞서 언급한 부품 부족현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슈가 반도체 섹터 전체를 누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반도체 주요 원자재 중 하나인 네온의 90%가 우크라이나에서, 또 다른 원자재, 팔라듐은 35% 가량이 러시아로 부터 공급되는데, 백악관이 이미 미 반도체 기업들에게 다른 공급처를 확보하라는 주문까지 한 것으로 보도되었죠. 장비 기업들에 직접적인 영향은 아니지만, 한 섹터로 움직이다 보니 당분간 주가를 누르는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입니다.

<앵커>
네. 뉴욕증시 A to Z, 조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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