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는 관측에 당장 수출을 비롯해 우리 경제 전반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에너지, 원자재 값 급등으로 이미 무역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전쟁 발발시 최악으로 치닫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임원식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12월 적자로 돌아선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올 들어 적자폭이 더 커졌습니다.
지난달 무역 적자는 월 기준 역대 두 번째 높은 수준으로, 이 달 들어서도 열흘 동안 벌써 35억 달러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수출 증가율은 점점 둔화되고 있는 반면 원유와 가스, 석탄 등 에너지 값은 나날이 치솟으면서 수입액이 커진 탓입니다.
이 같은 무역 적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행할 경우 더욱 가속화 될 전망입니다.
현재 1배럴 90달러 중반으로, 국제 유가가 7년여 만에 최고치를 찍은 가운데 시장에서는 원유 생산 세계 3위인 러시아에 대해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들이 경제 제재를 가할 경우 12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원윳값 급등은 가스와 석탄 같은 대용재를 넘어 철강과 석유화학, 곡물 등 원자재 값 상승 또한 부추길 전망입니다.
이 같은 원가 상승 압박에, 한 가지 더 고민은 러시아에 대한 수출제한 조치의 불똥이 우리 경제로 튈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예컨대 우리의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생산에 필수인 네온과 팔라듐의 상당량을 러시아, 우크라이나에 기대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즉 반도체 생산과 공급에 차질을 빚게 되면서 결국 우리의 수출 전선에 적잖은 악영향을 줄 거라는 겁니다.
원유 수입과 함께 수출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만큼 지금과 같은 분위기로는 우리나라가 올 상반기 내내 무역 적자에 시달릴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박상현 /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 : 수출이 안좋기 보단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자체가 상당히 오른 영향에 따른 수입 증가 흐름이 유지가 되면서 무역수지 적자로 돌아섰고요. 연간 10억 배럴 수입을 한다 가정하면 결국 유가가 10달러 오를 때마다 100억 원 적자가 나는 상황이니까요. 이 흐름 자체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최근 긴급 회의를 잇따라 열며 석유 비축량 점검과 동시에 비상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것 외에 이렇다 할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국경제TV 임원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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