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난해 자동차 수출 대수를 거의 2배로 늘리면서 한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작년 중국의 완성차 수출 대수는 전년의 2배로 늘어난 201만5천대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했다.
중국의 자동차 수출 대수가 200만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2020년 106만대에서 1년 만에 95만대 이상, 90.1% 증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집계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1∼11월 자동차 수출 대수는 186만대로 전년 동기보다 8.7% 증가했다.
아직 지난해 전체 수출량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한국이 중국 대비 우위를 지켰다고 하더라도 근소한 차이일 것으로 보이며 한국이 중국에 처음으로 추월을 허용했을 수도 있다.
이호중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중국이 완성차 수출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면서 "올해가 아니더라도 내년쯤에는 중국이 한국을 추월할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의 무역구조가 종전의 상호 보완 중심에서 경쟁 위주로 점차 재편되는 가운데 앞으로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도 양국이 점유율을 다툴 가능성이 예상된다.
완성차 분야에서도 한중간 수출 경합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자동차 수출은 2011년 최초로 300만대를 넘어 315만대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그 뒤 내리막길을 달려 2020년에는 전년의 240만대보다 21.4% 감소한 189만대로 16년 만에 200만대 밑으로 떨어졌다.
한국은 자동차 수출 대수에서 독일과 일본에 이은 세계 3위였지만, 2016년 멕시코에 추월당해 빅3에서 밀려난 바 있다.
현대차를 비롯한 한국 완성차 업체들은 관세 회피와 생산원가 절감 등을 위해 현지 생산 전략을 추진해왔기 때문에 수출 물량을 늘리는 데 제약이 있는 상황이다.
이에 비해 중국은 정부가 자동차 수출을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정책을 펴는 데다 중국 현지 업체 제품의 품질이 높아진 것이 수출을 견인하고 있다. 게다가 내수 시장이 정체돼 중국 업체들은 해외 시장이라는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이호중 책임연구원은 말했다.
중국의 자동차 내수 판매는 2017년 사상 최대인 2천472만대를 기록했다가 3년 연속 감소해 2020년에는 2천18만대로 줄었다.
자동차연구원의 지난해 산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브랜드 파워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틈새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러시아와 동유럽, 중남미, 동남아, 중동 등 1인당 소득이 비교적 낮고 중국과 정치적 관계가 가까운 곳을 공략하고 있다. 차종은 가격에 민감한 트럭이나 밴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완성차 수출이 폭증한 것은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한 테슬라 전기차의 수출에 힘입은 면도 있다. 작년 중국에서 수출한 전기차 31만대 가운데 테슬라가 16만대를 차지했다.
그러나 수출 증가를 이끄는 주력은 지리(Geely·吉利)나 창청(長城·GWM) 같은 현지 자동차 업체들이다. 니오와 샤오펑 등 전기차 업체들도 노르웨이 등 유럽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전기차 시대를 맞아 중국 완성차의 수출은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