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들의 수, 목요일 밤 ‘소확행’ 드라마에 등극한 ‘달리와 감자탕’이 지난 11일 ‘달무 커플’의 해피엔딩을 그리며 종영했다. 가볍게 시청할 수 있지만 그 안에 결코 가볍지 않은 확실한 메시지와 쫀쫀 달달한 재미, 웃음까지 알차게 담은 ‘달리와 감자탕’이 고품격 아티스틱 로맨스로 기억될 이유 세 가지를 짚어봤다.
KBS2 수목드라마 ‘달리와 감자탕’은 ‘무지-무식-무학’ 3無하지만 생활력 하나는 끝내 주는 ‘가성비 주의’ 남자와 본 투 비 귀티 좔좔이지만 생활 무지렁이인 ‘가심비 중시’ 여자가 미술관을 매개체로 서로의 간극을 좁혀가는 ‘아트’ 로맨스이다.
지난 11일 방송된 ‘달리와 감자탕’ 최종회에는 ‘달무 커플’의 해피엔딩이 그려졌다. 앞서 ‘달무 커플’ 진무학(김민재 분)과 김달리(박규영 분)는 돈밖에 모르는 ‘괴물’ 장태진(권율 분)의 계략에 회사가 흔들리고, 미술관이 폐관할 위기에 놓였던 터. 어려움을 이겨낸 무학과 달리는 유치한 사랑싸움을 하며 남들이 부러워하는 달콤한 연애를 끝내고 시청자가 한마음 한뜻으로 염원한 `7천 겁` 결혼을 약속했다.
돈에 눈이 멀어 다른 이의 신념을 대수롭지 않게 짓밟고, 범죄도 서슴지 않던 장태진(권율 분)은 죗값을 받았고, 콩가루 집안이었던 ‘돈돈 패밀리’는 진짜 가족이 됐다. 또한 안착희(연우 분)와 나공주(송지원 분)는 단단한 알을 깨고 `나다운` 삶을 살기 시작해 시청자들의 응원을 불렀다. 이처럼 안방에 힐링과 감동을 선사하며 수, 목요일 밤 ‘소확행’ 드라마에 등극한 ‘달리와 감자탕’이 아티스틱 로맨스로 기억될 이유를 세 가지로 요약했다.
하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어른이’들의 힐링 행복 상자
돈밖에 모르던 남자 무학과 돈의 무서움을 모르던 달리가 서로의 다름을 통해 이전에 알지 못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는 과정을 달콤하게 그렸다. 틈만 나면 무지한 발언을 하는 남자 주인공과 생활 무지렁이 여자의 이야기는 겉으로만 보면 누구나 가볍게 보고 즐길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였지만, 그 안에는 무학과 달리를 비롯해 여전히 ‘어른이(어른+어린이)’의 모습을 가진 인물들의 성장기로 꽉 채워졌다.
외면은 어른이지만 내면은 완벽한 어른이 되지 못한 ‘어른이’들에게 힐링을 선사하는 ‘행복 상자’ 그 자체였던 것. 아버지의 사랑과 관심에 목말랐던 무학, 좋은 가문과 좋은 환경에서 성장했지만, 친부모에게 버림 받고 태진에게 파혼당한 상처를 안고 있던 달리,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신의 가치를 몰라봤던 착희, 하고 싶은 일이 있지만 출신 때문에 망설였던 공주 등. ‘달리와 감자탕’은 각자 사연은 다르지만 어른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두드렸다.
둘. “어려울 게 뭐 있어? 그냥 보면 되지!” ‘미알못’에게 선물한 ‘미술관’의 매력
‘달리와 감자탕’은 무학과 달리가 예술을 대하는 ‘극과 극’ 태도부터 두 사람이 점차 간극을 좁혀가며 미술관을 지켜내는 과정을 그렸다. “(미술관이) 어려울 게 뭐 있어? 그냥 보면 되지!”라는 극 중 대사처럼 ‘미알못(미술을 알지 못하는 사람)’ 무학과 그의 가족들이 미술관에 익숙해지는 모습으로 여전히 미술관 자체를 어려워하는 시청자들의 마음의 문턱을 조금이나마 낮췄다.
또한 제작 단계에서 현역 작가들과 협업해 완성한 청송 미술관 세트는 실제 미술관의 전시를 보는 것 같은 재미를 안겼다. 그 안에 전시를 열기 위해 미술관 사람들이 흘리는 땀의 무게, 현실적인 문제 부분까지 다루며 미술과 미술관의 존재의 가치를 이야기했다.
셋. 현실감 입은 캐릭터들의 마력…김민재X박규영, 로맨스 장인 탄생
‘달리와 감자탕’이 고품격 아티스틱 로맨스로 기억될 마지막 이유는 김민재, 박규영, 권율을 비롯해 캐릭터에 현실감을 입힌 배우들의 활약이다. 먼저 ‘달무 커플’ 김민재와 박규영은 로맨스 장인 면모를 증명했다.
김민재는 무식이면 무식, 로맨스면 로맨스, 모든 게 중간이 없어 웃기면서도 설레는 ‘직진 무학’을, 박규영은 사랑 앞에서 한없이 귀엽고 도발적이며 물렁해 보이지만 단단한 내면을 가진 달리 그 자체였다. 두 배우는 대체 불가 `달무 커플`을 완성했고, 시청자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무해한 `달무 커플`로 저장됐다.
젠틀함 뒤에 ‘괴물’의 면모를 숨긴 태진을 연기한 배우 권율의 활약은 ‘달리와 감자탕’이 마지막까지 쫀쫀한 재미를 선사할 수 있던 비결이다. 권율은 극 후반 태진이 폭주하는 장면을 짜릿하게 표현, 왜 권율이 태진 캐릭터에 적임자였는지 증명했다.
또한 원탁 역의 황희와 착희 역의 연우뿐만 아니라 안길강(진백원 역), 서정연(소금자 역), 황보라(여미리 역), 우희진(송사봉 역), 안세하(한병세 역), 등 배우들의 활약이 극을 꽉 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