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CNBC 방송은 7일(현지시간) 연준이 시장으로 하여금 자산매입 프로그램의 축소(테이퍼링)에 대비하게 만드는 작업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몇 주 동안 나온 연준 고위 인사들의 발언들은 이르면 내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방송은 관측했다.
테이퍼링 논의 가능성을 시사한 연준 고위 인사는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랜들 퀄스 연준 부의장 등 최소 5명이다.
논의를 거쳐 실제로 테이퍼링이 시작되는 시점은 빨라야 올해 후반일 것으로 전망됐다.
여러 달의 논의를 거쳐 `테이퍼링을 결정했다`는 발표가 늦여름 또는 초가을에 나오고, 연말 또는 내년 초부터 실행되기 시작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현재 연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경제적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매달 1천200억달러 규모의 미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를 매입하고 있다.
테이퍼링 논의 전망은 일자리를 비롯한 미국의 경제 상황이 코로나19 대유행으로부터 빠르게 회복되고 있음을 전제로 한 것이다.
회복 과정에서 물가가 급등해 인플레이션 우려도 제기되지만, 연준은 물가 상승이 일시적일 것으로 판단해 현재로서는 긴축 시점을 앞당길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연준은 지난 2013년 양적완화 시사 직후 채권 금리의 급등을 비롯한 `긴축 발작`(Taper Tantrum)을 초래한 경험을 거울삼아 보다 신중하게 접근하는 분위기이다.
CNBC에 따르면 연준은 2013년 당시 긴축 발작이 시장에서 자산매입 축소와 기준금리 인상의 `시간표`를 구분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는 견해에 따라 이번에는 테이퍼링 절차를 마친 뒤에나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하려고 노력 중이다.
긴축 발작을 최소화하기 위한 연준이 맞닥뜨릴 수 있는 최대 리스크는 초완화적 통화 정책이 너무 오래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CNBC는 지적했다.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일시적 현상이 아닌 영속적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상품 가격이 인플레이션 공포를 더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각종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인 현상이 될 수 있다는 공포가 커지면서 세계 경제 회복에 먹구름을 드리운다고 평가했다.
목재, 철광석, 구리 가격이 역대 최고로 치솟고 옥수수, 대두, 밀 가격이 8년래 최고치를 찍는 등 전방위적으로 물가가 오르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따라서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계속 무시할 것인지, 아니면 금리 인상과 같은 과열을 막기 위한 조치를 앞당길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