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환자 2명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사망하면서 백신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또다시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합리적 수준을 벗어난 불신은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되고 있는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뿌리부터 흔들 수 있다며 근거 없는 불신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백신과 사망 간의 연관성을 놓고 가장 최근 찾아볼 수 있는 공식적인 자료는 작년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 당시에 진행된 당국의 역학조사 결과다.
지난해 가을 독감 백신 접종 당시 `상온 노출`, `백색 입자` 등 백신 품질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100건이 넘는 사망신고가 접수되면서 당국이 조사를 진행했지만 모두 백신과의 인과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 났다.
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절기(2020∼2021년)에 `독감 예방접종 후 사망했다`고 신고된 사례는 110건이었다. 2019∼2020년 절기에 2건이 신고된 것과 비교하면 55배나 많았다.
질병청은 이에 대해 "접종 초기에 상온 노출 문제 등이 생기면서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졌고 이것이 신고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질병청은 작년에 피해조사반 신속 대응 회의를 전문가들과 20차례 개최해 "110건 모두 예방접종과의 인과성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렸다.
역학조사 결과, 모든 사망자에게서 사망 당시 백신 이상 반응으로 추정되는 소견이 없었고, 심·뇌혈관계 질환이나 당뇨, 만성 간질환, 만성신부전, 부정맥, 만성폐질환, 악성 종양 등 기저질환(지병)의 악화로 인한 사망 가능성이 높았다.
또 부검에서도 대동맥 박리, 급성 심근경색증, 뇌출혈, 폐동맥 혈전색전증 등 명백한 다른 사인이 발견됐다.
질병청이 고령층의 사망 경향을 보기 위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5세 이상 연령군의 사망률을 살펴본 결과, 독감 예방접종 기간에는 하루 평균 594명(530명∼650명)이 사망했고, 특히 독감 백신 미접종군의 사망률은 접종군에 비해 6.2∼8.5배 높았던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해 독감 백신 이상 반응 신고는 총 2천59건이었다.
앞서 2017∼2018 절기 92건, 2018∼2019 절기 130건, 2019∼2020 절기 170건과 비교하면 역시 백신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신고가 폭증한 것으로 보인다.
신고된 반응은 발열이 345건(16.8%)으로 가장 많았고, 알레르기 반응 401건(19.5%), 접종 부위 통증 등 국소 이상 반응 242건(11.8%) 등이었다. 중증 부작용인 `길랭-바레 증후군` 등 신경계 이상 신고는 72건(3.5%)이었다.
지난해 독감 백신 접종은 예년과 달리 혼란스러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일부 백신이 상온에 노출된데다 원액에 백색 입자가 생기는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물량 일부가 폐기되고 고령층 접종 시기가 다소 미뤄졌다.
하지만 만 70세 이상 접종이 시작된 지 이틀 만에 고령층 330만명이 접종을 하는 등 지난해 가을부터 겨울까지 2천만명 이상이 접종을 완료했다.
질병청은 "예방접종과 중증 이상 반응의 인과성에 대한 성급한 추정과 이로 인한 대중의 불안감은 백신 기피 현상을 야기하고 전체 접종률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초기 정보 제공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이날 3시 브리핑을 열어 사망 등 중증 이상 반응 신고 사례에 대해 조사 경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