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연구팀이 `코로나19`가 중국에서 발생하기 전, 인도 등 여러 국가에 이미 바이러스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우한 기원설`을 부정하는 주장을 내놨다.
중국과학원 상하이(上海) 생명과학연구원 선리빙 박사팀은 "첫 인간 전염은 인도나 방글라데시 등 인도 아대륙에서 발생했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연구진은 균주의 변이가 적을수록 코로나19의 원형과 가깝다는 판단에 근거해 17개국 균주의 변이 횟수를 세는 방법을 썼다.
그 결과 호주·방글라데시·인도·그리스·미국·러시아·이탈리아·체코 등 8개국 균주의 변이가 가장 적었다면서, 첫 사람 감염 발생지는 후베이성 우한(武漢)이 아니며 균주의 다양성이 가장 큰 인도·방글라데시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연구진은 지난해 5월 인도의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 당시 동물과 사람이 같은 식수원을 쓰게 됐고, 이 과정에서 동물로부터 사람에게로 바이러스가 전염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인도는 젊은 층 인구 비율이 높아 중환자 발생빈도가 낮았고 이 때문에 바이러스를 파악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해당 연구 일부는 학술저널 `분자 계통유전학과 진화`에 발표됐고, 또 다른 관련 연구는 아직 동료 검토(peer review·피어 리뷰)를 거치지 않은 채 의학저널 `랜싯`의 사전논문 공개사이트에 게재됐다.
하지만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 마크 수처드 교수는 이 연구에 대해 "임의적인 (표본) 무리에서 다른 균주와 차이가 가장 작아 보이는 균주를 뽑는 식으로는 바이러스 원형을 알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기원을 조사 중인 가운데,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27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코로나19의 중국 밖 기원설`에 대해 "그렇게 말하는 것은 매우 추론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은 최근 해외에서 들여온 냉동식품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된 사례를 `외부 유입설`의 근거로 적극 내세우며 코로나19가 자국에서 기원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7일 하루 중국 전역에서 보고된 신규 확진자 6명 전원은 해외에서 유입된 사례라고 발표했고, 세관당국인 해관총서는 28일 칠레산 수입 냉동 킹크랩 포장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중국의 호흡기질병 권위자 중난산(鐘南山) 중국공정원 원사는 전날 한 회의에서 "현재 중국에서 독감과 코로나19에 모두 감염된 사례가 최소 4건"이라면서 "독감 유행기에 접어들면서 이러한 사례가 더 발생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