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금리가 워낙 낮다보니, 연 7%, 연 8%대 적금에 솔깃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하지만 이것저것 조건을 다 따져보면, 정작 ‘속 빈 강정’일 수 있어 잘 살펴봐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는데요.
김보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최고 연 5.2% 금리를 준다는 한 은행의 한정판 적금.
하지만 곧바로 갖가지 조건이 뒤따라 붙습니다.
<인터뷰> A은행 상담 직원
“한달에 한번씩 6번 출금신청이 발생한다면 자동이체 실적도 반영되고요. (건강음료) 제품 셋 중에 하나 선택하셔서 주5회 이상 정기배송 신청해주시고 1년간 유지해주셔야 됩니다.”
1년동안 매달 100만원씩 납입했을 때, 원금에 더해지는 이자는 세전 기준 31만 2천원. (월납입금액 10만원까지는 연 5.2%, 10만원 이상 금액에 대해서는 연 2.6% 금리 적용)
하지만 우대금리를 받기 위해 1주일에 5번씩 건강음료를 정기주문하다보니, 14만원이 비용으로 빠져갑니다.
결국 실질 금리는 1.4%로, 은행이 내건 5.2%의 1/4 수준이 돼버렸습니다.
연 6% 금리를 준다며 홍보하는 다른 은행의 적금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1년 만기에 매달 납입할 수 있는 금액은 50만원으로 한정돼 있고,
계열사 카드로 관리비, 통신료, 4대보험 등을 자동이체해야 하는 데다 연간 600만원 혹은 1000만원 이상 계열사 카드를 사용해야 합니다.
연 8%가 넘는 고금리 적금을 취급하는 또다른 은행도 비슷한 조건을 내겁니다.
계열사 카드 사용은 물론이고, 계열사 증권 계좌 개설, 계열사 보험 가입에 따라 차별화된 우대금리를 제공합니다.
은행들이 앞다퉈 고금리 적금을 내놓고 있지만 우대금리를 적용받기 위해 충족해야 할 조건이 지나칠 정도로 많이 나열돼 있는 겁니다.
<인터뷰>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원장
“금융사들이 현혹 마케팅 차원에서 이런 것들을 주기적으로 도입하는데 각종 조건이 붙어있고, 기간적으로나 금액적으로 제한이 있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제대로 조건을 따져보고 실질적인 이익이 되느냐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처럼 귀에 솔깃한 상품일수록 더 꼼꼼히 따져보는 자세가 필요해 보입니다.
한국경제TV 김보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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