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규슈(九州) 지역에서 수일간 이어진 집중 호우로 인명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7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규슈 북부를 강타한 폭우로 인해 후쿠오카(福岡)현과 구마모토(熊本)현에서 최근 수일 동안 사망자가 55명 확인됐다.
또 심장과 호흡이 멈춘 `심폐정지` 상태로 2명이 발견됐다.
소생 가능성이 제로는 아니지만, 대규모 재난 상황에서 심폐정지 상태로 발견된 이들은 나중에 사망 판정을 받는 경우가 많다.
폭우로 인한 실종자는 13명이다.
사망·심폐정지·실종자는 합계 70명에 달했으며 수색 활동이 이어짐에 따라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기상청은 7일 시간당 강수량이 구마모토현 미나미오구니마치(南小國町)에서 82㎜, 오이타(大分)현 히타(日田)시에 80.5㎜를 기록한 것으로 관측했다.
오이타, 후쿠오카, 구마모토, 나가사키(長崎)현 일부 지역에서 24시간 강수량이 400㎜를 넘었다.
구마모토현에서는 산간부를 중심으로 도로가 유실돼 고립된 마을이 속출하고 있다.
구마모토현 야쓰시로(八代)시 사카모토마치(坂本町)의 경우 약 70가구가 모여 있는 마을 두 곳에서 전화가 두절돼 구조대가 출동했으나 주민들이 무사한지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강물 범람, 산사태 등으로 인한 인명 피해 우려가 커진 가운데 당국은 규슈를 중심으로 약 63만 세대에 피난 지시를 내렸다.
구마모토현 남부를 흐르는 하천인 구마가와(球磨川)는 일부 제방이 붕괴하고 11군데서 범람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토교통성은 구마가와 일대 약 6천100가구가 물에 잠겼으며 침수 면적이 약 11㎢(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피난 대상자는 약 138만명에 달했다.
일본 정부는 경찰, 소방대, 자위대, 해상보안청 직원 등 약 8만명 규모의 인력을 투입해 실종자 수색 및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날 총리관저에서 열린 대책본부회의에서 "이번 재해를 특정비상재해로 조속히 지정하도록 검토에 속도를 내면 좋겠다"고 지시했다.
특정비상재해로 지정하면 운전면허 유효기간 연장 등의 특례 조치가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