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병원 이송을 거부하고, 이를 구경하는 이웃을 "감시 대상으로 만들어주겠다"며 껴안는 사건이 발생했다.
18일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서부 자바주 타시크말라야 한 마을 주택가에서 코로나19 양성반응이 나온 40세 남성 AR(이니셜)이 구급차에 타지 않겠다고 난동을 부렸다.
AR은 앞서 약 3주간 현지 병원에서 코로나19 증상으로 치료를 받고, 1차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와 퇴원했다.
본래 감염자는 치료 후 2차례 음성 판정을 받으면 퇴원할 수 있는데, AR의 경우 2차 검사 결과가 예상보다 늦게 나오자 병원 측이 집에 돌아가 자가 격리 상태에서 기다리도록 허용했다.
AR은 방역복을 입은 의료진이 재입원해야 한다고 집으로 찾아오자 따라가는 것을 거부했다.
AR은 이웃 주민들이 자신이 소동 피우는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하자 격분했다.
그는 "모두 다 껴안아서 ODP(감시 대상자)로 만들어 주겠다"고 소리치고, 달려가 자신을 촬영하던 이웃 한 명을 껴안았다.
의료진은 2시간 동안 환자를 진정시키고 설득해 다시 병원으로 데려갔다.
보건 당국 관계자는 "이웃이 구경 온 모습을 보고 환자가 흥분했던 것 같다"며 "2차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가격리를 지키지 않았다는 제보도 있어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지역 경찰은 AR이 이웃을 고의로 껴안은 행동을 감염병 관련법 위반 행위로 처벌할지 검토 중이다.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496명 추가돼 총 1만8천10명으로 늘었고, 사망자도 43명 추가돼 총 1천191명으로 집계됐다.
인도네시아 보건 당국은 23일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이 끝난 뒤 이를 축하하는 `르바란 명절`(이둘피트리) 기간, 친인척과 이웃 간에 함께 인사하고 식사하면서 감염자가 급증할까 우려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선진국보다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검사 결과가 나오는데 일주일에서 열흘이 걸린다.
이런 와중에 자카르타의 검사분석센터가 르바란 명절을 맞아 20일부터 26일까지 코로나19 분석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공지했다가 거센 비난을 받고 휴무를 철회했다.
분석센터의 휴무 방침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아무도 검사 결과가 안 나오니, 확진자 증가세가 꺾일 수밖에 없겠다"고 비꼬았다.
센터 관계자는 "본래 연휴 첫날만 직원들이 가족과 휴일을 보낼 수 있도록 쉬려 했다"며 "분석할 검체가 너무 많이 밀려서 더 들어오지 않게 하려고 휴무한다고 공지했던 것인데 오해가 있었다. 쉬지 않고 평소처럼 일하겠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고 보고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이날 내각 회의에서 "코로나19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일상) 시대를 맞이할 준비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하는 한편 정부 구호품이 제대로 전달되는지 현장 점검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