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 여파가 국제유가에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습니다.
산유국들이 원유 수요 감소로 인해 감산을 논의했지만, 합의하지 못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대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특히, 국제유가 급락으로 미국 석유기업들의 신용리스크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박승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배럴당 30달러 선이 위태로운 국제유가.
현지시간 9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24.6% 폭락한 배럴당 31.13달러에 장을 마쳤습니다.
지난 6일 10.1% 급락에 이어 20%대의 대 폭락으로, 하루 낙폭 기준으론 걸프전 당시인 지난 1991년 이후 최대입니다.
브렌트유도 역시 20% 넘는 급락세를 나타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원유 수요가 감소하는 가운데 국제 공조가 무너진 점이 국제유가 급락을 불러왔습니다.
석유수출기구와 러시아 등 비회원국이 원유 추가 감산을 논의했지만, 산유국들이 증산을 통한 '각자도생'의 길을 선택한 겁니다.
당장 다음달부터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생산을 늘린다는 계획.
산유국들이 이번 달까지 감산하기로 한 하루 210만배럴이 다음달부터 시장에 풀리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국제유가의 추가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악의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선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암울할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문제는 국제유가의 급락이 미국 에너지기업의 신용리스크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현재 셰일가스 등 미국 에너지기업들은 자본 제약에 시달리면서까지 생산량을 유지하고 있는데, 여기서 국제유가가 더 급락할 경우 이들 기업이 줄도산할 수 있다는 진단입니다.
미국 에너지기업들의 피해가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밖에 없고, 이는 곧 순차적으로 글로벌 경제에 타격을 줄 수 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입니다.
<인터뷰>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위원
"미국의 석유기업들의 경우 단순한 생산 원가 기준으론 35~40달러에서 생산할 수 있다고 보지만, 장기 생산성을 위한 케펙스, 자본지출 투자 비용까지 감안해서 생산원가를 보자면 약 50달러를 하회한 유가에선 손실이 불가피하다."
다만, 산유국들의 긴급 회동과 함께 연말 재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대응에 나설 경우 국제유가의 하방 압력은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진단입니다.
한국경제TV 박승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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