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들어 국내 상장사들이 잇따라 대규모 공급계약 해지 소식을 통보받으면서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습니다.
주가에 찬바람이 일고 있는 것은 물론, 올해 실적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해 보여 투자자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박승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스위스 선사로부터 드릴십 2척에 대한 계약이행 포기 의사를 접수했다고 공시한 삼성중공업.
지난 2013년과 2014년에 수주한 선박으로, 삼성중공업이 받지 못한 잔금은 1조3,000억원에 달합니다.
극심한 수주난을 겪고 있는 건설업계에서도 공급계약 해지 소식이 잇따르고 있기는 마찬가지.
이 가운데 현대건설은 지난 5월에 체결한 1조원 규모의 리조트 공사 수주계약이, 두산건설의 경우 2,000억원 규모의 임대주택 신축공사 계약이 해지됐습니다.
발주처의 조달 조건에 문제가 생겨 계약이 취소됐다는 설명이지만, 대내외 환경변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게 원인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코스닥 시장에서의 계약해지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디스플레이·반도체 열제어 장비 전문기업 예스티는 중국 업체와 맺은 148억원 규모의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공급계약이 해지됐고, 재생에너지· 바이오 헬스케어 전문기업 바이오빌 역시 110억원 규모의 모듈하우스 공급계약이 무산됐습니다.
해당 상장사들은 관련 사업의 경기 둔화로 계약상대방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했다고 해명합니다.
문제는 해지된 계약 가운데 일부의 경우 매출의 10~20%에 달하는 대규모 계약으로, 단기 주가 영향은 물론, 올해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전화인터뷰>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최근 상장사들이 공급계약을 해지하는 공시를 빈번히 내고 있다. 이것이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뿐 아니라 실적까지도 크게 저하될 우려가 제기되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선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번 달 들어서만 공급계약이 해지됐다고 밝힌 상장사는 모두 7개사.
공급계약 체결 공시만 믿고 투자에 나서기엔 위험성이 높은 만큼, 실현 가능성과 현재까지의 계약 진척 정도 등을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한국경제TV 박승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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