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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이 신발' 크록스, 광주 사람들 유독 많이 신는다! 왜? [오지라퍼#2]

'오지라퍼' 취재팀, 크록스 찾아 전남 광주시 한바퀴
터미널→충장로→조선대→동명동→광주송정역
크록스 한국지사도 놀란 광주 지역 매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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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당연한 이야기는 없다. 발굴하고 체험하고 만난 오지랖 넓은 질문, 오지라퍼》

"요즘도 이 못난이 신발이 유행이라고? 그것도 광주에서?" 한국에 선보인지 꽤 된 '크록스 브랜드' 이야기입니다. 주변에 둘러보면 신발장이나 사무실 구석에 하나쯤 있기는 한데, 희한하게도 광주에서 핫하다고 하네요.

그런데 우스갯소리라고 넘어가긴엔 '광주 길거리에서 많이 봤다' '사실이다' 등의 반응도 적지 않습니다. 패션·문화의 유행이 지역마다 다른 경향으로 나타나는 걸까요? 정말인지 다소 황당한 소문을 쫓아 광주를 직접 찾아가봤습니다.

구멍이 숭숭, 합성수지를 부풀려 만든 못난이 고무신발 크록스. 이 브랜드는 2002년 미국에서 팝업 스토어로 선보일 당시부터 '못생겼다'며 놀림을 받았던 신발입니다. 하지만 '편하다'는 장점 하나로 오래 서있는 병원 근무자, 가게 점원들을 중심으로 사흘 만에 천 켤레 완판, 심지어 영국 윌리엄 왕세손의 아들이 신고 놀던 사진 덕에 재조명받으며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4억 켤레 넘게 팔렸다고 하죠.

하지만 이런 성공 신화도 벌써 10년 전 시작해 유행도 꽤 지난 이야기입니다. 그 사이 공동 창업자가 구설수에 휘말리기도 하고, 재작년엔 구멍뚫린 고무신발 디자인의 특허가 무효라는 미국 특허청의 판결 등으로 홍역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동남아는 물론 국내 휴양지에도 짝퉁 아닌 짝퉁이 범람하는 지경인데, 2019년 현재 대한민국 전남 광주에서 갑자기 왜 이 신발이 화제가 된 걸까요?

광주 유스퀘어 고속버스 터미널을 시작으로 도시를 쭉 둘어보기로 했습니다. 유동인구가 많은 터미널, 역사 주변과 서울 명동과 비교되는 광주 충장로 일대, 대학교를 중심으로 말이죠. 취재진이 광주를 찾은 때가 이미 아침저녁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9월 중순이라 슬슬 걱정이 되기도 했어요. 하지만, 삼삼오오 모여나온 학생들 중에, 제과점 혹은 식당 직원 발 끝에 크록스를 찾기가 무척 쉽긴 했습니다.

그래도 풀리지 않는 의문, 정말 광주에서만 잘 팔린다는 증거가 있을까? 왜 더 많이 신는 것일까? 등등. 광주의 해당 브랜드 매장을 직접 찾아갔습니다. 인터뷰를 기다리는 10분여 짧은 시간에도 손님들이 하나, 둘.. 매장을 관리하는 박신원 매니저는 "실제 매출로 전국에서 손꼽힌다"고 자신합니다. 크록스 한국지사에 전화를 걸어 설명을 들어보니 놀랍게도 광주 S백화점 점포 매출은 연간 약 16억 원, 단일 점포로 전국 1위, 190여개 전국 매장 가운데 최다 매출 1위부터 5위까지 모두 광주 지역 점포가 차지했다고 합니다.

지역으로 나눠봐도 매장 수로 가장 많다는 서울을 누르고 광주 매출이 지역 기준 1위, 부산이 3위를 차지했다고 하니 '광주에서 잘 팔린다'는 말이 근거없는 소문은 아니었던 셈입니다. 최근에는 실내에서 혹은 해변에서 신기 편하다는 입소문에다 디즈니 캐릭터, 해시태그, 한국식 'ㅋ' 'ㅎㅎ'등 신발 구멍에 꽂아 쓰는 지비츠까지 더해져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고 하네요.

크록스 한국지사 리테일팀 김태승 대리는 "모든 SPA 브랜드가 광주에서 한 번씩은 1등을 했다. 오프라인 매장이 발달한 광주가 유행을 잘 수용하고, 이를 기반으로 매출이 꾸준히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이 독특한 현상을 설명했습니다.

취재진이 직접 만난 시민들은 "편해서", "유행이 시작되면 오래가는 편이라서", "가까운 사람들과 같이 신고 싶어서" 등등의 이유로 못난이 신발을 신는 이유를 설명합니다. 옆사람과 무엇인가를 공유하고자 하는 그들의 공감대, 더 끈끈하게 같은 취향을 갖고 싶다는 바람이 광주의 독특한 크록스 사랑을 만들어낸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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