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유가는 중국 경제지표가 개선된 데다 미국 원유 재고 감소 기대도 유지되면서 큰 폭 올랐다.
4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32달러(4.3%) 급등한 56.2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중국 경제지표 및 홍콩의 송환법 철회 결정 등을 주시했다.
중국의 8월 차이신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2.1로 최근 3개월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계 두 번째 원유 수요 국가이자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다소 경감되면서 원유 수요 증가 둔화에 대한 우려도 완화했다.
홍콩에서도 캐리 람 행정장관이 이날 송환법 철회를 공식 발표했다.
홍콩 시위대가 요구한 행정장관 직선제 등 다른 요구 사항은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시위를 촉발했던 핵심 사안이 해결된 만큼 홍콩 정국이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부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홍콩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무역 협상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입장을 밝혔었다. 홍콩의 정국 안정이 무역 협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기대도 제기됐다.
위험회피 심리가 완화하면서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는 등 위험자산 투자자 강화됐다.
미국 원유 재고가 감소세를 이어갈 것이란 기대도 유가를 밀어 올렸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이전 주에 1천만 배럴 급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플래츠에 따르면 다음 날 나올 미국의 지난주 원유 재고는 300만 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 전망이 맞는다면 미국 원유 재고는 3주 연속 감소하게 된다.
다만 미국 재조업 지표의 부진 등 경기 둔화 우려는 상존했다.
미·중 간 무역 긴장도 여전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미국과 무역갈등으로 인해 중국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화웨이 문제는 무역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언급을 내놓기도 했다.
이란 긴장이 완화될 조짐을 보이는 점도 유가에는 하락 요인이다.
이란은 이날 억류한 영국 선적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 호의 선원 23명 가운데 7명이 석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국제연합(UN) 총회에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을 만나는 데 열려있다면서, 미국의 목적은 이란 정권을 교체하려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이날 유가 급등에도 시장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불안하다고 진단했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 시장 연구원은 "유가는 여전히 무역전쟁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미·중 대면 회담 일정 확정이 늦어질수록 유가가 다시 저점을 테스트할 가능성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