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기관 투자자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가 위기에 처했습니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에 따른 환헤지 비용이 늘면서 유럽으로 방향을 틀었는데, 이제는 유럽에서조차 높은 수익을 얻기 힘들게 됐습니다.
어떻게 된 사연인지 방서후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최근 유럽 부동산 투자에 필요한 유로화 헤지 프리미엄은 1.3% 대에 진입하며 2%에 달하던 지난해와 비교해 급감했습니다.
해외 투자시 환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스와프 등 파생상품을 활용해야 하는데, 이같은 거래시 금리가 높은 통화는 프리미엄을 받고 그 반대가 되면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즉, 한미 기준금리 역전으로 우리가 미국에 비용을 지불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현재 제로금리 상태인 유럽에서는 오히려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는데 그 정도가 줄었다는 의미입니다.
그동안 저평가됐던 유로화 가치가 오르고 있는데다, 국내 금리인하 기조가 감지되고 있는 점 등이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환헤지 프리미엄 등을 고려해 연 7% 이상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던 유럽 부동산 투자 기대 수익이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최근 국내 증권사들이 매입을 추진 중인 슬로바키아 오피스 투자 수익률은 낮아진 환헤지 프리미엄과 대출 비용 등을 감안하면 잘 쳐줘야 6% 대에 불과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기존에 투자가 많이 이뤄져 매입 가격이 오를대로 오른 서유럽권에 비해 저평가된 서브마켓으로 여겨지는 중동부 유럽에서 이같은 수익률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입니다.
이는 곧 증권사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증권사들은 인수한 부동산을 쪼개서 연기금이나 공제회 등에 재매각(셀다운)하거나 그대로 보유하기도 하는데, 증권사들의 과당 경쟁으로 셀다운 수수료가 낮아진 것은 물론 보유하더라도 기대 수익률이 낮아 ROE(자기자본이익률)를 깎아먹게 됩니다.
<기자 스탠딩>
"지난해 국내 증권사들이 집중적으로 사들인 영국 부동산의 경우 이미 각종 악재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영국 파운드화 헤지 프리미엄이 사실상 0%에 수렴해 유로화보다도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적은데다, 현지 정부가 해외 부동산 투자자에 대한 세금을 부과하기로 하면서 셀다운을 제 때 하지 못한 증권사들의 손해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특히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과 하나금융투자가 각각 올해 초와 지난해 7월 매입한 영국 교육청 임차 빌딩과 쇼핑센터는 아직도 셀다운이 완료되지 못했고, 미래에셋대우와 키움증권도 비슷한 어려움에 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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