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분양하는 단지를 보면 2개 이상의 건설사들이 모여 시공에 참여하는 '컨소시엄' 아파트가 많습니다.
언뜻 보기에 참여 시공사의 브랜드 가치를 두배로 누릴 수 있을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고 합니다.
이지효 기자가 컨소시엄 아파트의 명과 암을 짚어봤습니다.
<기자>
'마래푸, 고래힐에 삽니다'
이름부터 생소한 이 단어는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의 줄임말입니다.
대형 건설사가 컨소시엄으로 시공한 단지가 여러 브랜드를 섞어 쓰면서 애칭처럼 불립니다.
브랜드 인지도가 좋은 아파트가 자산 가치도 높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최근 여러 건설사들이 함께 짓는 '컨소시엄 아파트'가 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수도권에서 분양한 160개 단지 중에서 10대 건설사가 단독 시공한 곳은 22개 단지에 불과합니다.
이들은 전혀 새로운 이름을 만들기보다 브랜드를 줄줄이 붙여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은진 /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
"설문 결과를 보면 10명 중 9명은 브랜드 가치가 아파트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습니다. 그만큼 브랜드 영향력이 크다는 의미입니다."
문제는 컨소시엄 아파트가 자칫 '빛 좋은 개살구'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시공사가 한 곳인 단지에 비해 하자 보수와 관련한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단지를 나눠서 짓다보니 하자에 대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A 컨소시엄 아파트 입주민
"컨소시엄으로 들어온 다른 건설사에 어떤 사람이 우리 공사해줬다고 얘기를 한 거예요. 그랬더니 거기 대라고, 누구냐고 배짱을 부렸다는 거예요."
<인터뷰> B 컨소시엄 아파트 입주민
"다른 구간으로 이사를 왔어요. 기존에 쓰던 게 안 맞아서 다 뜯어내고 새로 했거든요. 10년 됐으니까 건설사도 부품이 없다고 사재로 다시 하라고…"
건설사가 단일 브랜드를 적용하지 않은 만큼 브랜드 관리에서 배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상대적으로 공사비가 많이 들어 분양가를 높인다는 지적도 제기합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입찰 자격에 아예 컨소시엄 불가를 명시하는 조합도 생겼습니다.
<인터뷰> 심교언 /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브랜드가 한 단지가 전체적으로 관리되는 게 아니고 지역마다 갈라지는 게 문제가 됩니다. 공사비 자체도 올라갈 우려가 있으니까 조심해야…"
연말까지 분양이 예정된 컨소시엄 아파트는 전국 7곳, 총 1만5,474가구에 이릅니다.
한국경제TV 이지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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