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 씨가 대한항공 해외 지점 직원들을 시켜 중국 왕대추부터 우즈베키스탄 체리까지 철마다 해외 특산품을 들여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MBC 뉴스와 탐사보도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13일 보도했다.
`스트레이트`에 따르면 대한항공 중국 북경 지점은 이명희 씨를 위해 가로 약 20-30cm, 세로 10cm 상자 12개에 굵은 대추가 빼곡히 차 있는 사진을 찍어 본사에 보냈다.
대추 사진을 받아 본 이명희 씨의 지시는 회장 비서실을 거쳐 다시 북경 지점으로 전달됐는데, 지시내용은 `대추 상자가 너무 조악하니 내년엔 좀 더 크고 깨끗한 상자를 찾도록 하라. 알이 너무 작으니 다시 보낼 것.` 등이었다.
이 씨는 또 대한항공 해외지점들에 중국 비파, 터키 살구, 중국 대추 등 계절별로 농산품을 보낼 것을 지시했다.
문제는 이 농산품들은 수입 금지 품목이었고, 인도 망고와 우즈베키스탄 체리는 등록된 과수원에서 소독을 거쳐야만 들여올 수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와 함께 `스트레이트`는 이 씨 자택에서 일했던 필리핀 가사 도우미를 현지에서 만나 인터뷰한 내용도 공개했다.
대한항공 필리핀 마닐라 지점장은 취재진이 나타나자 사라지기도 했다.
이 가사도우미는 "기자가 오기 전 이미 대한항공 직원들이 찾아와서 비밀유지 각서를 받아갔다"고 말했다.
(MBC 뉴스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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