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백억 원대의 비자금 조성을 포함해 수백억 원대 배임을 저지른 의혹을 받고 있는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오늘 오전 검찰에 출석했습니다.
검은색 넥타이와 외투 차림으로 오늘 오전 9시 25분경 검찰청사에 도착한 조 회장은 "집안 문제로 여러가지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다"며 "성실히 조사 받겠다"고 말했습니다.
새 정부 들어 재계 총수가 검찰에 소환된 건 이번이 처음으로, 검찰은 조 회장의 배임 혐의를 집중 조사한 뒤 진술 내용을 토대로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할 예정입니다.
조 회장은 건설사업 유통 과정에서 측근인 홍 모씨가 세운 유령회사를 끼워 넣어 이른바 `통행세`로 1백여억 원을 챙겨주고 같은 액수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또 자신이 주주로 있는 부실 계열사에 효성그룹이 수백억 원을 부당 지원하게 하고 친분이 있는 미인대회 출신 영화배우 등을 허위 채용해 급여를 줬다는 혐의입니다.
효성그룹 비자금·경영비리 의혹은 지난 2014년 7월 형인 조 회장을 상대로 동생,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제기한 수십 건의 고발을 계기로 시작됐습니다.
이른바 효성가 `형제의 난`으로 불렸던 조 전 사장의 고발 이후 검찰은 지난달에서야 효성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 수사에 들어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