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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간 멈춘 국회, 정유년 마지막 업무일에 일사천리 안건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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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내내 공전하다시피 한 국회가 29일 여야의 극적인 협상 타결로 정상화되면서 가까스로 `빈손 국회`의 오명을 벗었다.
전날까지만 해도 연내 본회의는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팽배했지만, 벼랑 끝 대치를 벌이던 여야가 여론을 의식해 한발씩 물러서면서 타협의 실마리가 풀렸다.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아침부터 조찬회동 등 연쇄협상을 벌인 끝에 12월 임시국회의 처음이자 마지막 본회의를 오후 5시에 열기로 뜻을 모았다.
회의를 주재한 정세균 국회의장은 "오늘 어떻게든 안건을 처리해서 국민에게 힘이 돼야 한다"고 압박했고, 원내대표들이 조금씩 양보한 덕분에 어렵사리 합의안이 도출됐다.
본회의 시간을 늦은 오후로 정한 것은 여야가 추가 합의한 안건을 각 상임위에서 심의·의결해 본회의로 올리는 데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지방세법 개정안을, 기획재정위원회는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과학기술법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법 개정안을 각각 맡았다.
이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운영위원장 자리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 내주는 대신 받아낸 합의 사항으로, 대부분 정부 조직 구성을 완성하는 데 필요한 법안들이었다.
이 중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예산 관련 권한을 기획재정부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과학기술혁신본부로 넘기기 위한 법 개정안을 두고 일부 야당 기재위원들이 반발하기도 했으나, 여당이 설득해 원안대로 넘어갔다.

이어 이번 임시국회에서 30여 건의 무(無)쟁점 법안만 의결하고 사실상 멈춰 서 있다시피 한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본회의 직전 각 상임위에서 올라온 법안들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들은 이미 법사위를 거친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전안법) 개정안, 고등교육법 개정안(시간강사법) 등과 함께 본회의에서 차례로 표결에 부쳐졌다.



국회는 또 본회의에서 최재형 감사원장 후보자와 안철상·민유숙 대법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무기명 전자투표로 처리하고, 한국당 최경환·이우현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보고했다.
다만, 두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이날 본회의를 끝으로 12월 임시국회 회기가 종료됨에 따라 표결에 들어가지 않았다.
이처럼 국회가 온종일 숨 가쁘게 돌아가며 그나마 `일하는 모습`으로 한해를 마무리짓기까지는 여야 대치로 인한 극심한 진통이 있었다.
지난 정기국회에서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공조로 내년도 예산안이 처리된 후 한국당은 5·18 특별법 처리에 제동을 걸고 법사위를 공전시키는 등 야성을 발휘했다.
또 이달 중 한국당 원내 지도부가 임기 만료로 교체되고,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의 통합 논의로 내홍을 겪으면서 여야 협상 테이블이 원활히 돌아가지 못한 측면도 있었다.
표면적으로는 국회 개헌특위 활동기한 연장이 최대 쟁점이었다.
내년 6월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를 주장하는 민주당과 이에 반대하는 한국당이 서로 다른 시간표를 제시하며 팽팽한 기 싸움을 벌였다.
민주당은 애초 개헌특위를 2개월 연장하는 방안을 들고 나왔다가 협상 과정에서 6개월 연장하되 `내년 2월까지 개헌안 마련을 위해 노력한다`는 표현을 넣자고 한 발 뒤로 물러섰다.
조건 없는 6개월 연장을 주장하던 한국당은 개헌특위 연장 문제를 일단 뒤로 밀어놓고 일몰법 등부터 처리하자는 민주당 제안을 거부하다가 개헌특위까지 포함한 협상에 참여했다.
선거제도 개편에 강한 의지를 보인 국민의당은 개헌특위와 정개특위를 통합해 운영하자는 제3의 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여야 3당은 결국 개헌특위와 정개특위를 통합해 6개월 연장하되 개헌안 도출 노력 시한을 `2월까지`로 할지, 날짜를 못 박지 않고 `조속한 시일 내`로 할지에 대해서는 다음 달 다시 협상하기로 한 내용의 절충안에 합의했다.
임시국회 내내 협상의 걸림돌이 됐던 개헌특위 문제가 말끔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이를 둘러싼 여야 갈등은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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