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다음 주 열리는 `마약과의 유혈전쟁` 반대 시위가 폭력적으로 변하면 전국에 계엄령을 선포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놨다.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장관은 15일 두테르테 대통령이 오는 21일 예정된 대규모 반정부 거리 시위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 시위는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시민사회단체와 인권운동가, 전직 국회의원 등이 참여하는 `폭정반대운동`(MAT) 단체가 주최한다.
MAT는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지 45년을 맞아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 유혈소탕전과 민주주의 후퇴를 규탄할 계획이다.
로렌자나 장관은 "좌파 세력이 대규모 집회를 열어 거리에서 총을 쏘며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면 계엄령을 선포할지 모른다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말했지만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테러 위협과 불법 마약 문제가 확산하면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세력 격퇴를 위해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에 발동 중인 계엄령을 전국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