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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시선]현지화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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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6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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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현지화의 함정입니다.

    현대차 중국법인이 납품 대금을 못 줘서 그것도 그리 크지 않은 대금을 못 줘서 생산을 중단했습니다.부랴부랴 수습을 해서 가동을 재개했지만 사실 차가 안 팔려서 문제가 된 거니까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된 것은 아니죠?사드 때문에 악화된 양국관계가 촉발한 측면이 있지만, 과연 반 토막이 난 매출이 꼭 사드 때문 만은 아이라는 전문가들의 평가도 있습니다.SUV를 내세워 약진하고 있는 중국 로컬 자동차들에게 가격 경쟁력에서 워낙 밀리고 이들 중국 로컬 차들의 품질이 어느 정도 안정권에 들어온 결과가 사드와 함께 나타난 것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롯데그룹은 중국 롯데마트에 또다시 긴금 자금을 투입한다고 밝혔습니다.아마 오늘 중으로 정확한 차입 규모를 밝히겠지만 최소 3천억 원에서 최대 5천억 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지난 3월에 긴급 수혈한 3,600억 원이 이달 중으로 모두 바닥이 나서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겁니다.

    물론 롯데마트 역시 사드 보복의 영향을 크게 보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과연 이것도 비단 사드 보복 때문만일까요?

    신세계 그룹의 이마트는 얼마 전 중국 시장에서 완전 철수를 발표하고 중국 비즈니스 비지니 접었죠?

    사실 중국이 개혁 개방을 한 지난 30년 동안 전 세계 모든 기업이 중국에 들어갔습니다. 저렴한 인건비에 무궁한 시장, 이보다 매력적인 시장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비단 사드로 고생하는 우리 기업들뿐 아니라 중국 현지 진출 기업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인건비가 오른 거야 어쩔 수 없다고 하고 시진핑 체제 이후 중국 자국 제조업 육성이라는 기치 아래 해와 기업들에 대한 유형, 무형의 압력과 부담이 다방면에서 가해지고 있는 거죠.

    크게 봐서 중국 진출 우리 기업들의 고전은 사드 외에도 중국 당국의 정책의 변화와 자체 경쟁력의 확보라는 큰 틀에서 이해해야 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사실 산업 발전 초기 단계에 있는 큰 시장을 가진 국가들 예를 들어 중국이라든지 인도 같은 나라들은 초기에 외국 기업의 유치를 위해 간이라도 빼줄 것처럼 하죠? 고용이 증대됨은 물론이고 선진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니까요? 더구나 중국은 정부가 강제해 합작기업 형태를 일반화해버리면 기술 이전의 속도를 키운 것도 사실입니다. 트럼프가 지적 재산권 문제를 들고나온 것도 중국 정부의 이러한 정책을 걸고넘어지는 거죠.

    지금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은 다 같이 현지화의 함정에 빠져있다고 봅니다. 매출은 유지되지만, 이익은 줄고 동종 산업의 중국 기업들의 도전은 점차 거세지고 중국 노동자들의 목소리도 한층 높아지고 있고 말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트럼프가 강요하고 있는 미국 현지화도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당장 트럼프에게 잘 보여서 미국 시장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너도 나도 미국에 공장 만든다고 하는데 매우 염려스럽습니다.

    아마도 신규 프로젝트로 건설하는 공장들은 트럼프 1차 임기 말쯤 완공이 돼서 공장이 돌아가게 될 텐데 그 정도가 되면 미국은 트럼프가 만든 거대한 버블이 깨지고 미국 경제가 심대한 위기를 맞을 소지가 있다고 봅니다.

    당연히 트럼프는 외국기업들에게 줄 떡이 없다고 할 것이고 위기에 바진 미국 경제는 구매력을 잃은 상태에서 고용한 백인 블루칼라들은 노조를 내세워 외국 기업을 압박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제가 예상하는 트럼프가 만들 거대한 버블과 그 붕괴의 시나리오에 입각해서 하는 분석입니다만 이런 특수한 상황을 차치하고라도 현지화는 매우 힘든 과정이고 들어갈 때 드는 비용보다 엑시트할 때 치러야 하는 비용이 훨씬 클 수 있다는 걸 요즘 중국진출 기업들을 보면서 느낍니다.

    정부도 착안해야 한다고 봅니다. 현지화의 함정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기업들에게 우리 나라가 가장 안전한 투자처라는 걸 각인시켜줘야 합니다.

    기업가들에게 가만 있다 죽느니 나가서 뭐라도 해보고 죽자 라는 체념을 주지 말고 우리땅에 공장 짖고 우리나라 사람 써도 성공할 수 있다는 기대를 줘야 합니다. 기업이 투자하고 돈 많이 벌어야 다음 5년간 짜놓은 정부 예산 충당할 수 있습니다.

    그냥 계획이라고 허공에 대고 발표하지 말고 찾아 다니면서 설득하고 그들이 원하는 것이 뭔지 들어보시기를 바랍니다. 한국판 리쇼어링 정책 지금 해야 할 때입니다. 중국도 우리 기업 철수 얘기가 나와야봐야 정신 차릴 겁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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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TV  제작1부  박두나  PD
     rockmind@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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