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배달꾼’ 진지함과 유쾌함의 완급조절이 기막히다.
지난 11일 방송된 KBS2 금토드라마 ‘최강 배달꾼’ 3회는 공감과 웃음이 함께 했다. 진지하게 극에 몰입해 빠져들게 하다가도 이내 웃음을 터뜨리게 한 것. 청춘들의 이야기를 이토록 매력적으로 그려낸 ‘최강 배달꾼’은 60분 내내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이날 방송은 이단아(채수빈 분)가 자살시도를 하던 오진규(김선호 분)를 구하려다 함께 강물에 추락한 장면으로 시작됐다. 힘겹게 오진규를 데리고 강물 밖으로 나온 이단아는 오진규에게 인공호흡을 하며 살려냈다. 오진규가 정신을 차리자, 이단아는 목놓아 울었다. 과거 자살 시도를 했던 자신의 모습과 겹쳐졌던 것.
오진규를 구하면서 몸에 무리가 온 이단아는 배달하는 도중에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다. 병원을 나서던 오진규가 응급실로 들어가는 이단아를 발견, 보호자의 역할을 하게 됐다. 정신을 차린 이단아는 다시 일을 나가려 했지만, 몸 상태가 따라주지 않았다. 결국 오진규가 이단아의 일을 대신 하기 위해 ‘팔팔수타’로 긴급 투입됐다.
최강수(고경표 분)는 오진규와 같이 배달을 나섰고, 두 사람은 ‘팔팔수타’에서 하루를 함께 했다. 최강수와 오진규는 이렇게 조금씩 가까워졌다. 첫 만남부터 악연으로 꼬였던 실타래를 풀어나가는 듯 서로에 대한 앙금을 풀어냈다. 그런가 하면, 최강수는 아끼는 동생 현수(윤정일 분)의 사고와 관련, 의문점을 느끼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을 예고했다.
한편 오진규와 이지윤(고원희 분)은 부모님들의 제안 하에 계약 연애를 하게 됐다. 자신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방도였던 것. 앙숙으로 만난 두 사람이 억지로 자리에 앉아 핑퐁처럼 주고받는 대화는 웃음을 선사했다.
이날 방송은 진지함과 유쾌함을 넘나들었다. 최강수가 현수를 보고 온 뒤, 현수 사고와 관련해 생각에 잠겼을 때, 이단아가 과거를 떠올리며 울고 진상 손님을 만나 사이다 같은 말을 쏟아낼 때, 오진규가 자신을 구해준 이단아에게 속마음을 꺼낼 때, 집을 나온 지윤이가 아빠를 만났을 때는 극의 몰입도가 치솟았다. 열혈 청춘들의 이야기가 공감과 감동을 전한 것.
이내 유쾌한 장면으로 전환, 시청자에게 웃음을 안겼다. 최강수의 오토바이를 훔쳐간 배달부들이 최강수의 친구들에게 덜미를 잡혀 되돌아오거나, 오진규를 한심하게 본 이단아가 돌아서자 오진규가 번호를 알려주는 모습 등 극 전개 중간 중간 알차게 들어있는 코믹적 요소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이렇게 ‘최강 배달꾼’은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기막힌 완급조절을 통해 시청자를 잡아당겼다. 배우들의 연기는 물론, 연출, 스토리까지 모든 것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것이다. 회를 거듭할수록 열혈 시청자를 생성하고 있는 ‘최강 배달꾼’이 앞으로 얼마나 더 안방극장에 즐거움을 전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최강 배달꾼’ 4회는 12일 밤 11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