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유통업에 대한 규제 강화에 속도를 내면서,그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대형마트 규제에서 더 나아가 복합쇼핑몰까지 규제하겠다는 건데요.
이미 소비자들은 클릭 한번으로 쇼핑을 하고 있는데, 규제는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느낌입니다.
김민수 기자입니다.
<기자>
오는 24일 문을 여는 복합쇼핑몰 고양 스타필드입니다.
36만5천 제곱미터에 달하는 규모에 걸맞게, 채용박람회까지 열어 3000여명을 채용했습니다.
앞서 문을 연 하남 스타필드 역시 5000여개의 일자리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현장음>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5월 신세계 채용박람회中)
"기업의 사회적 책임 중 가장 우선은 일자리 창출입니다. 신세계그룹은 2014년 향후 10년간 비전을 발표하면서 매년 1만명 이상의 고용창출을 약속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매해 그 약속을 하나씩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서울 송파구에 문을 연 현대시티몰과 은평구에 위치한 롯데몰은 지역주민들을 대거 고용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유통산업의 고용유발 효과는 제조업에 3배에 달합니다. 특히 복합쇼핑몰은 직간접적으로 수만명의 일자리를 만들 정도로 고용 효과가 두드러집니다.
하지만 정부와 국회는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대형마트에서 한발 더 나가 복합쇼핑몰까지 규제하겠다고 나서고 있습니다.
이미 전국 곳곳에서 복합쇼핑몰 사업이 중단되고 있는 상황에 주말 영업을 제한하겠다고 하자, 업계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유통업계 관계자 (음성변조)
"(쇼핑몰 입점업체들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중기업 미만이거든요. 민감하고, 괜히 저희가 나서면 칼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유통업에 대한 규제 강화는 문재인 대통령의 1호 업무지시였던 '일자리 창출'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의문도 제기됩니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살리겠다는 시작한 대형마트 규제가 아무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골목상권과 대형마트 간의 갈등만 커졌을 뿐, 대형마트 규제가 시작된 이후 전통시장의 매출을 오히려 크게 줄었습니다.
소비자들이 온라인과 모바일로 움직인 사이, 어설픈 규제로 많은 일자리를 만드는 대형마트의 성장세만 꺾인 겁니다.
복합쇼핑몰이 단순한 쇼핑 공간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여가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점도, 규제 강화를 반대하는 목소리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인터뷰> 오세조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유통산업은 소비자들의 삶의 기쁨과 행복을 창출하는 것이다. 정치와 마찬가지로 생물처럼 움직이는 것이 '소매'다. 그런 차원에서 소매의 진화와 발전, 융합 이런 것들이 앞으로 계속되어야 한다."
현재 국회에는 모두 26개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습니다. 대부분 골목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유통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겁니다.
포퓰리즘과 시류에 기댄 '묻지마 규제'보다는, 시장의 주인공인 소비자들을 위한 합리적인 대안이 필요하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민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