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은행권과 보험사들이 포화상태인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에 진출한 지 30년 째입니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현지화에 노력을 쏟고 있지만 글로벌 금융회사들과의 경쟁은 물론 우리 금융기업간의 고객쟁탈전도 치열해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고영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베트남 현지의 신한은행 영업점 모습입니다.
지난 1993년 베트남에 첫 발을 내딛은 신한은행은 제일은행과 베트남 국영은행의 합작사인 ‘퍼스트비나’를 인수해 현지화에 성공했습니다.
지난해 신한은행은 해외점포 수익 중 절반 이상인 858억원을 베트남에서 벌어들였고, 올해 1분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0% 많은 197억원을 벌어들이며 고속성장하고 있습니다.
우리은행 역시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을 인수해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10명 중 9명은 현지인 고객일 정도로 정착에 성공한 우리은행은 기업금융과 소매금융 영업을 통해 지난한 해 245억원, 올해는 1분기에만 124억원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몇몇 사례를 제외하면 국내은행들의 해외영업실적 적자를 간신히 면할 정도로 부진합니다.
여전히 현지에 나가있는 국내기업과 재외동포, 유학생들의 여수신 영업에 머물러있는 데다 우리금융기업 간의 고객쟁탈전이 치열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국내은행들이 지난해 해외에서 벌어들인 총 수익은 우리 돈 7,900억원으로 전년대비 15% 늘었지만 건물매각이나 부실채권 회수와 같은 일회성 이익이 절반 이상이었습니다.
보험사와 같은 2금융권은 사정이 더 심각합니다.
지난해 업계 처음으로 중국에서 509억원의 흑자를 낸 현대해상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업계 1위인 삼성생명마저 해외에서 몇 년 째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인데 지난해에는 중국에서만 300억원 적자를 냈습니다.
국내 금융사들이 해외에 진출한지 30년이나 됐지만 성적은 여전히 초라한 상황인 만큼 이제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TV 고영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