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ZTE가 자사 브랜드를 감춘 채 한국 시장에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다른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일부 이동통신사와 손잡고 중저가 제품을 직접 출시했다가 `중국폰`이라는 눈총을 받으며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낸 것과 달리 `깜깜이` 전략으로 한국 시장에 파고들고 있다.
전자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ZTE 스마트 기기는 3종이다.
KT의 어린이용 `라인 프렌즈 스마트폰`이 대표적이다. 출고가가 23만1천원인데, 월 1만9천800원의 Y주니어 요금제에 가입하면 지원금 18만4천원을 받을 수 있어 공짜폰에 가깝다.
라인 프렌즈 스마트폰은 한국의 KT, 일본의 라인(네이버 자회사), 중국의 ZTE가 `삼각 동맹`으로 만들어낸 보기 드문 제품이다.
KT가 주도적으로 기획해 전용폰으로 내놨고, 사용자 인터페이스(UI)에서 라인 캐릭터를 내세웠지만, ZTE가 생산했는지는 제품만 봐서는 알 수 없도록 디자인됐다.
LG유플러스의 어린이용 스마트워치 `쥬니버 토키`도 비슷하다.
쥬니어 네이버(쥬니버) 캐릭터를 활용한 쥬니버 토키는 LG유플러스가 일본 2위 이동통신사 KDDI와 공동 기획한 제품이다. 부모가 아이 위치를 확인하고 실시간 소통할 수 있다.
이 제품도 ZTE가 기기 생산을 맡았으나, 겉으로 봐서는 이 사실을 알 수 없다.
이밖에
다산네트웍스와 자회사 코라시아가 최근 이탈리아 토니노 람보르기니와 손잡고 내놓은 269만5천원짜리 초호화 스마트폰 `알파원`도 ZTE가 생산했다.
알파원 케이스에는 람보르기니 가문을 상징하는 방패 문양 등이 새겨져 있을 뿐 ZTE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
라인 프렌즈 스마트폰 /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