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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뚫린 주거복지-7] 무주택 서민 울리는 '위기의 임대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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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집 없는 서민을 위한 임대주택이 정작 서민을 울리는 아이러니한 현상, 앞서 리포트에서 보셨는데요,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해결할 방법은 없는지, 부동산팀 이준호 기자와 함께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앞서 살펴본 게 매입임대주택인데요, 일반 임대주택과 다른 점이 있나요?

<기자>

정부가 공급하는 임대주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한국토지주택공사 LH가 직접 짓는 건설임대주택이 있는데,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임대 아파트로 보시면 됩니다.

다음이 LH가 다가주주택 등을 사들여 임차하는 매입임대주택이 있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LH가 관리하는 임대주택은 건설임대가 64만가구 정도고 매입임대는 10만가구 수준입니다.

건설임대의 경우 일반 아파트와 비슷한 수준으로 관리되는 반면 매입임대의 경우는 상황이 조금 다릅니다.

매입임대는 도심에 있는 다가구, 다세대주택을 사들여 공급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새로 짓는 임대 아파트와는 여러 면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습니다.

다만 주변 시세보다 30% 정도 저렴한 가격으로 20년 동안 살 수 있기 때문에 매입임대 거주 대상자인 저소득층에게 인기가 높은 편입니다.

<앵커>

임대료가 저렴하고 오랫동안 살 수 있다는 장점이 많은 것 같은데, 왜 매입임대 주택에서 문제가 자주 불거지는 거죠?

<기자>

말씀하신데로 매입임대의 장점이 많기 때문에 자격 요건이 맞으면 신청하는 사람이 많아 경쟁률도 제법 높습니다.

정부나 LH 등 공급자 입장에서도 아파트나 주택을 새로 짓지 않고 기존 집을 사들여 임대를 주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덜한 장점이 있습니다.

문제는 실제 수요자 파악을 제대로 하지 않고 관리도 주먹구구식으로 하다보니 여러곳에서 잡음이 일어나고 있는 겁니다.

앞서 리포트에서 보신 것처럼 주거 취약계층이 많은 곳에는 정작 매입임대 물량이 별로 없고 살기 불편한 외곽 지역에 쏠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LH나 지방자치단체가 기존 주택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양질의 주택을 매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수차례 국정감사에서 지적받은 바 있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매입임대주택에 들어오는 사람이 없어 빈 집으로 방치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앵커>

일반 아파트와 같이 섞여 있는 건설임대와 달리 매입임대의 경우 안전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라구요?

<기자>

아무래도 여러가지 여건상 매입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사람들 중에 고령자나 독거노인 등의 비중이 적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때문에 집에서 살다가 문제가 생겨도 도움을 얻기가 상당히 힘든 경우가 많죠.

앞서 리포트에서 보신 것 처럼 매입임대의 경우 낡은 주택이 많은데, 한 두 군데를 보수한다고 고쳐지지 않을 정도의 심각한 곳이 많습니다.

물이 새거나 곰팡이가 핀다. 이런 정도는 넘어간다고 해도 지반 침하나 균열 문제는 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입니다.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다 보니 매입임대주택에서 화재나 침수피해 등 사건, 사고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최근 지진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면서 안전에 위협을 느끼는 분들 많으시죠.

건설임대의 경우 어느 정도 내진설계가 반영된 곳이 많아 그나마 상황이 괜찮은 편인데요,

매입임대는 상황이 심각합니다. LH의 매입임대 다가구주택 6만6천가구 가운데 3만가구, 즉 절반 정도가 내진 설계가 반영이 안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안전 문제를 해결하려면 공급자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기 마련인데요,

LH는 매입임대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겠다고 말만 할 뿐, 차일 피일 미뤄지고 있어 매입임대 거주자들은 지금도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앵커>

매입임대가 도입된지 10년이 지났죠. 이런 문제가 1~2년 사이에 나온 게 아닐텐데요, 뭔가 개선할 방법은 없는건가요?

<기자>

말씀하신데로 매입임대가 도입된지 10년이 넘었는데, 앞으로의 10년, 20년을 위해서는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공급방식도 기존 주택을 매입해 공급하기 보다는 낡은 시설을 고쳐서 주거환경을 개선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물론 이럴 경우 임대료가 비싸질 수 밖에 없는데, 민간 등을 활용해 사업비 부담을 줄이는 방법을 모색해 볼 수 있겠죠.

아파트 수준의 주거지원서비스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고령자나 어린이 등의 불편을 덜어줄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안전에 위협을 받고 있는 매입임대 주택을 선별해서 단기, 중장기로 나눠 각각 지원할 수 있는 방안도 고민해봐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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