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의 '제로금리' 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리면서 그 동안 낮은 대출이자로 마음이 편하던 시대도 끝나고, 이제 대출 유형과 금리수준, 상환 방식을 더 꼼꼼히 따져야 할 때가 왔습니다.
취재기자와 더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죠.
조연 기자. 앞서 리포트를 통해 미국과 한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변화를 살펴봤는데, 이미 시장 금리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금융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경우 11월 들어서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는데요.
30일을 기준으로 주요 시중은행의 주담대 혼합형 고정금리 상품을 보면 3% 중반에서 4% 후반까지 올랐습니다.
9월만 해도 평균 2%대였고, 10월까지도 4%에 진입한 대출 상품이 없었던 것을 고려하면 상승세가 눈에 띄게 가파른 모습입니다.
가파른 금리 상승세는 기준금리에 더해지는 가산금리 인상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가산금리는 은행별로 산정 기준 시스템을 가지고 자율적으로 결정하는데요.
공개되어 있지는 않습니다만, 예금과 대출에 대한 수요, 은행의 신용위험과 이자율 변동성, 통화정책에 따른 변화에 따른 리스크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실상 향후 금리 인상으로 은행이 떠안아야 할 리스크를 가산금리에 포함시키는 것인데, 정부는 이 같은 급격한 대출 금리인상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은행들의 가산금리 산출 시스템도 살펴볼 계획입니다.
김민수 기자입니다.
<앵커>
소비자 입장에서는 '대출을 해도 되나? 해야된다면 어떤 상품을 골라야 할까?' 혼란이 생길 것 같은데요.
전문가들은 어떻게 조언하나요?
<기자>
먼저 투자의 목적이 아니라 거주 목적으로 주택매매가 계획되어 있는 분들, 그러니까 입주를 앞두고 대출을 받으셔야 하는 분들은 금리가 오른다고 안 받을수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금리가 오른다고 하니까 미리 대출을 받을까?" 또는 "변동금리로 받은 대출을 고정금리로 갈아탈까?"는 신중하게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통상 "금리 인상기에는 고정금리, 하락기에는 변동금리를 받으라"고도 하는데 전문가들은 오히려 꼭 정답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분명히 자신의 대출 계획과 용도, 금리 전망을 꼼꼼히 따져보셔야 하는데요.
먼저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인터뷰> 한승우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팀장
"과거의 금리 인상시기에 고정금리를 선제적으로 먼저 택하셨던 분들이 마냥 행복하게 웃지만은 않았다. 왜냐하면 변동금리와 고정금리의 차이가 존재했고, 초반부터 높은 이자부담을 안게 되다보니..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금리 차를 일단 먼저 체크를 해보시고.."
실제로 최근 주요 시중은행의 변동금리는 2.9%~4.6% 수준이고, 고정금리는 3.5%~4.9% 수준입니다.
우대금리 조건을 모두 충족한다는 전제하에 받을 수 있는 변동금리와 고정금리의 격차는 가장 적어도 0.8%포인트에 달합니다.
결코 작은 차이가 아닌데요. 이 격차도 최근 더 늘어난 모습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가산금리 책정에 향후 금리 인상에 대한 리스크를 은행들이 상당부분 반영했기 때문인데요.
2억원 정도를 대출 받는다고 가정하고 계산해보면 매달 12~13만원 이상, 연간 150만원 넘게 이자가 차이가 납니다.
따라서 초반에 더 내는 이자부담을 상쇄할 정도로 금리가 오를 것이라 전망하신다면 고정금리를 택하는 것이 맞습니다.
은행 PB들과 창구 대출 상담직원을 만나본 결과, 많은 전문가들은 아직까지는 변동금리가 더 유리해보인다고 추천했습니다.
저금리의 시대는 끝났지만, 최근과 같은 급등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출기간이 길고, 매달 나가는 금액을 정해놓는 것이, 또 변동의 리스크를 없애는 것이 자산관리에 유용하다면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생애최초나 신혼부부 등 정책 모기지를 이용할 수 있다면 금리 수준이 더 낮기 때문에 고정금리를 가져가는 것이 낫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본인의 대출 금리 수준과 유형, 상환계획을 전문가와 철저하게 따져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동안 대출받은 돈으로 투자를 해왔다면, 또는 여유자금이 있어서 금리상승기에 들어선 이후 앞으로의 투자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어떤 전략이 유효할까요?
<기자>
과거에는 금리가 낮다보니 대출을 받았다가 여력이 됐다하더라도 굳이 갚지 않고 다른 용도로 사용하신 분들도 계실텐데요.
이제는 상환할 수 있다면 최대한 정리하시는 방향이 좋습니다.
금리 인상에 대한 리스크를 상쇄할 만큼 투자 수익을 낼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은 상황이고,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망도 분분한 만큼 빚의 사이즈는 줄이시는 것이 좋을 것 같구요.
이번에 대출전략을 취재하면서 은행 PB들에게 고액자산가들은 최근 어떤 질문을 많이 하느냐, 또 어떻게 투자 하느냐고 물어봤는데 사실상 관망세라는 이야기가 다수였습니다.
<인터뷰> 김상빈 KEB하나은행 목동골드클럽 팀장
"사실 금융도 이제 트렌드가 있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는 유행을 따르는 상품들이 부재한 편이다. 내년도 변동성이 커지는 쪽이다 보니 지금 선제적으로 투자하기 보다는 소나기가 올 때 약간 피해있는 쪽으로..."
물론 은행에 자산관리를 맡기는 자금의 성향이 대부분 보수적 운용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할텐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의 미 대통령 당선 이후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아무래도 투자 속도가 한 템포 늦춰진 것으로 보입니다.
많은 분들이 3개월 전자단기사채 같이 만기가 짧으면서도 안정적인 상품에 투자를 하고 있고, 주식의 경우 선진국 투자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또 내년 미국의 금리 인상을 대비해 금리연동형 펀드나 달러 가치 상승에 배팅하는 달러예금, 달러RP, 달러선물ETF 등도 발 빠른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분야입니다.
쉬운 방법으로는 달러예금통장을 하나 만드셔서 원화를 달러로 바꿔 예금했다가 달러 가치가 오르면 원화로 바꿔서 차익을 얻는 투자도 지금같은 미 금리 인상기에는 유효합니다.
전문가들은 내년 1월 있을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연설과 그 이후 취임초반의 다양한 경제정책을 주목하고, 그에 따른 투자에 나서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도 조언했습니다.
<앵커>
네, 금리 인상은 개인이 거스를 수 없는 추세이겠죠. 투자는 똑똑하게, 대출은 더욱 신중하게 전략을 세워야 할 것 같습니다.
조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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