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 대목을 앞두고 선물용 지역 특산물은 얼마나 팔리고 있을까. 품목마다 소폭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예년보다 침체한 분위기다.
명절 단골 선물인 굴비나 배는 판매실적에서 지난해보다 뚜렷한 하락세를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추석 선물용 배와 굴비는 판매량이 20% 이상 줄었다. 영광굴비 상가에 따르면 명절 주문량이 예년 명절보다 20∼30%가량 떨어졌다. 굴비는 20마리가 든 6∼10만원짜리 선물세트가 주로 팔린다. 과거에는 10만원짜리가 절반가량이었는데 이번 추석 대목에는 6만원짜리 상품이 많이 팔린다.
김영란법이 이미 시행됐다고 잘못 알고 주문을 하지 않거나, 법 시행을 앞두고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면서 굴비 구매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굴비를 선물하면 문제가 생기지 않느냐"는 문의 전화도 잦다.
강철 영광굴비특품사업단장은 "추석이 끝나고 법이 시행되기 때문에 실제로 판매에 영향이 있는지 확인하고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며 "법 취지에 맞추려면 굴비 수를 줄일 수밖에 없는데 단가 상승으로 이마저도 어려운 형편이다"고 말했다.
대전 유성 배 농가도 예년보다 체감 주문량이 적어 울상이다.
아직 추석 연휴까지 일주일 넘게 남았지만, 지금까지만 보면 지난해보다 20%가량 준 것으로 유성배연합작목회 측은 보고 있다.
작목회 관계자는 "주문 자체도 소포장 위주로 들어온다"며 "예년에는 한 상자에 7.5㎏ 제품이 인기가 좋았는데, 올해는 5㎏ 제품을 찾는 이가 많다"고 말했다.
한 농민은 "배 8∼12개가 들어가는 7.5㎏짜리 상자를 미리 준비했다가 6∼7개를 넣을 수 있는 5㎏ 상자로 다시 포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추석 특판을 시작한 지 1주일가량 지난 5일까지 전주농협 신성점은 한과 선물세트 약 500개(약 600만원 어치)를 팔았다.
한과세트는 주로 2∼3만원대 선물세트가 소비자 선택을 받았다. 5만원 이상 선물세트는 지난 24일 추석 상품 판매를 시작한 이후 1개도 팔리지 않았다.
마트 관계자는 "한과는 주로 가정에서 먹을 용도로 사기 때문에 선물용 판매는 드물다"며 "판매량은 지난해 현재와 비슷한 정도다"고 말했다.
하나로마트 전주점에서도 약 60세트(220만원어치)를 팔았지만 5만원 이상 선물세트는 수요가 없다.
사과 산지인 충남 예산에서는 5만원이 넘는 최상품 사과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30% 이상 감소했다. 대형마트 등이 납품 물량을 줄였다고 한다.
예산능금농협 관계자는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사회 분위기 등을 고려해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고가 사과 선물세트 물량을 크게 줄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