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시칠리아 연안 지중해에 가라앉았다가 최근 이탈리아 해군에 의해 인양된 난민선 내부의 광경이 참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 소방당국의 루카 카리 대변인은 21일 발간된 주간지 파노라마와의 인터뷰에서 "마치 대량 학살된 유대인을 실어나르던 아우슈비츠 열차처럼 배 안이 난민들의 시신으로 빼곡했다"며 시신 인양 당시 본 참상이 떠올라 아직도 괴롭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소방당국은 인양된 난민선에서 시신을 수습하는 작업을 지난 주에 마무리했다.
소방당국은 침몰 당시 생존자 28명과 인양 전 발견된 시신에 수습된 사체를 더한 결과 애초 난민선 탑승객이 700 명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카리 대변인은 "배 안에는 1㎡ 당 난민 시신 약 5구가 널려 있었다"며 "사체가 객실은 물론 배의 사슬 고정 장치, 배 밑바닥 배수 장치, 엔진실에 이르기까지 모든 곳에서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는 시신들의 위치로 볼 때 이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필사적으로 탈출하려 한 게 분명하고, 일부 아이들은 엄마 품에 안긴 채 발견돼 이들을 차마 떼어놓을 수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 배는 지난해 4월 18일 최소 700 명의 아프리카 난민을 태우고 이탈리아로 향하다 지중해에서 포르투갈 상선과 충돌하며 리비아 연안에서 130㎞ 떨어진 해저에 침몰했다.
이탈리아 해군은 지난 5월 중순 특수 중장비 회사와 전문 잠수부, 바지선 등을 동원해 난민선 인양 작업을 개시했고, 약 1개월 반의 작업 끝에 인양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