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농업계가 안팎으로 시달리고 있다.
소비 급감으로 판매를 하지 못해 남아도는 우유의 양은 늘어나고 있는데 치즈 등 유가공품 시장마저 외국산에 점령당하는 이중고가 고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DB>
31일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유가공업체가 쓰고 남은 원유를 보관 목적으로 말린 분유 재고를 원유로 환산한 양은 무려 24만 4,146t.
지난 2014년 11월 원유로 환산한 분유 재고가 처음으로 20만t을 넘어선 뒤 16개월째 매달 20만t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유 소비가 크게 줄어든 때문이다.
국내 1인당 연간 흰 우유 소비량이 2000년 30.8㎏에서 2015년 26.6㎏으로 13.6%나 감소한 것이다.
성인들은 커피만 즐겨 찾고 있고 결정적인 요인은 저출산이다.
전문가들은 아도는 분유를 소진하는 가장 확실하면서도 사실상 유일한 방법은 치즈 등 유가공품 생산량 확대라는데 별다른 이견이 없다.
그러나 그 자리를 국산이 아닌 수입산이 점령하고 있다는 점이다.
낙농진흥회가 집계한 지난해 국민 1인당 연간 치즈 소비량은 2.6kg으로, 1kg 수준이던 2000년보다 3배 가까이 늘었으나 이 자리를 수입산이 다 차지했다.
2010년 국내산 치즈 생산량은 27,404t에서 2015년 23,188t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수입산 치즈는 60,971t에서 11만1,521t으로 2배 가까이 급증,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치즈 시장에서 외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사실상 전부라 할 수 있는 82.8%에 이르렀다.
유업계 관계자는 "국산 원유가 수입산보다 3배 이상 비싸다"며 "가뜩이나 업계가 어려운데 굳이 비싼 국산 원유를 치즈 원료로 가져다 쓸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원유 가격이 비싸지만 무작정 원유 가격을 낮추는 건 당장 실현 가능한 대안이 되기 어렵다.
국산 원유는 생산비와 소비자물가를 반영한 공식에 따라 연 1회 원유 가격을 정하는 원유가격 연동제로 기본 가격을 책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결책 모색을 위해 정부와 낙농업계가 머리를 맞대야 함에도 별다른 소식은 들리지 않는 가운데 문제의 심각성은 깊어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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