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앵커
시장을 향한 신선한 시각……
오늘 김 동환 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신체 포기각서`입니다.
드디어 미국 FDA로부터 판매허가를 받아낸 바이오 시밀러, 램시마를 만들어낸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이 연구개발비가 모자라 명동 사채를 끌어다 쓰면서 직접 이 신체 포기각서를 쓴 경험이 있다고 밝혔더군요. 그것도 여러 번을 말입니다. 농담 삼아 이제 때어줄 장기도 없다고 했다는데 지금이야 성공했으니 웃으며 얘기하지만 그 당시 심정이 어땠을지는 상상이 가시죠?
사람의 질병을 고치겠다고 약을 만드는 사람이 그 비용을 대려고 신체 포기각서를 쓴다는 것은 무슨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일이지만 우리 금융시장의 경직성을 보여주는 한 단면입니다.
담보 없으면 대출 안 해주고, 대주주 집 안 잡히면 투자 안 해주는 이른바 제도권 금융이나 못 갚으면 몸으로 때우라는 사채업자나 본질적으로 뭐가 다를까요? 어차피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라는 생각을 했을 서정진 회장 같은 분들에게는 별 차이가 없었을 것입니다. 아니 어쩌면 명동의 그 사채 업자들이 차라리 인간적이지 않았을까요?
모든 언론들이 셀트리온이 이룬 성과를 보도하면서 서정진 회장의 기업가 정신을 찬양하고 뚝심의 경영자니 비주류의 설움을 극복했다는 제하의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서정진이란 경영자처럼 제약업계에서 또 금융시장에서 평가가 엇갈렸던 사람이 또 있었을까요? 램시마란 것 자체가 가짜라는 얘기도 했었고, 계열사를 통해 가장 매출을 하고 그 재고는 다 창고에서 사라진다는 말도 나왔고, 또 주가조작을 해서 이미 챙길 건 다 챙겼다는 얘기도 나왔었습니다. 실제로 당국의 조사를 받기도 했고요.
역설적이게도 해외로부터의 자본 투자가 없었다면 오늘날 셀트리온의 꿈은 실현되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랬다면 어쩌면 서정진 회장은 신체 포기각서의 이행을 요구 받았을 지 모릅니다.
한번 둘러봅시다. 우리 주변에 그 수많은 기업가들과 젊은 창업가들이 어떤 환경에서 그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오늘도 악전고투하고 있는지. 그나마 창업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 지원책도 2년뒤 정부가 바뀌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벌써부터 민간에서는 몸을 사린다고들 합니다.
오늘날 세계를 호령하는 한국의 여자골퍼를 키워낸 건 박세리 선수의 메이저 우승을 본 우리 아버지들의 어쩌면 무모한 도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말로만 제 2의 셀트리온을 기대한다고 해봐야 아무 소용없습니다. 싹이 보였을 때 집중적으로 물을 줘야겠습니다. 바로 우리 정부와 자본시장의 몫입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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